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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나는데 왜 배가 떨어졌을까? - ‘까마귀날자 배 떨어진다’ - 착각이 불러온 고정관념 - 고정관념을 유지시키는 착각 상관
  • 기사등록 2023-06-12 2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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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은세 ]



이혼율과 마가린 소비의 연관성?


이미지 출처: Spurious Correlation 웹사이트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메인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혼율과 그들의 1인당 마가린 소비량 간의 유의미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변인에서 과연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요?


정답은, 우.연.히입니다. 사실 이 연구는 미국의 한 웹사이트 Spurious Correlation(가짜 상관관계)에서 진행한 연구입니다. 이 웹사이트에는 앞서 소개한 사례 외에도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영화의 수와 해당 연도 수영장 익사 사고 사망자 수의 관계’ 등 사실은 전혀 상관없지만 단지 우연에 의해 수치상으로는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변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상관에 대한 해석을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웹사이트를 소개하며 우리가 진실이 아님에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고정 관념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보려 합니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 정말 진실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심리학자 로렌 채프먼과 진 채프먼 부부는 1967년, 착각 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습니다. ‘착각 상관’이란, 실제로는 서로 관련이 없거나 약한 상관만을 보이는 두 행동, 사람, 사건 등을 서로 관련 있는 것으로 과대 추정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착각 상관은 인지적 편향의 한 종류로,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인지적 처리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제한된 정보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발생합니다. 

 

채프먼 부부가 해당 개념을 제시한지 9년이 지난 1976년, 심리학자 해밀턴과 기포드는 착각 상관이 고정관념을 더 강하게 유지시키는 인지적 근거라는 사실을 밝혀내는 중요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소수로 구성된 집단 A(13명)와 다수로 구성된 집단 B(26명)의 집단원들이 각각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보여준 뒤, 연구 참가자에게 앞서 보여준 행동만을 보여주고 각 행동을 한 인물이 소수 집단과 다수 집단 중 어떤 집단에 소속되었는지 선택하게 했습니다. 실제로는 두 집단의 집단원이 긍정, 부정 행동을 한 비율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표 1 참고) 


표 1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수집단 A의 구성원의 부정적인 행동 빈도는 과대 추정했으며, 다수 집단 B의 부정적인 행동의 빈도는 과소 추정했습니다. 즉, 두 집단 간에는 구성원의 숫자 외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 집단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 과대 추정했음을 보여줍니다. 추가적으로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소수 집단과 다수 집단에 소속된 집단원들 개인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을 때에도 다수 집단의 집단원들에게 더 우호적인 평가를 내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착각 상관으로 인해 형성된 고정관념이 대상을 평가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해밀턴과 기포드의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착각 상관은 소수 집단의 독특성에 기초했을 때 더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때문에 소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기초한 착각 상관은 소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고 더 큰 일반화를 가져옵니다. 

 



까마귀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아무 관계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도 시기가 겹쳐 마치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의심받게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의미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우연으로 생겨난 착각 상관으로 인해 강화된 여러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이론적 기반이 되는 두 연구를 통해 고정관념을 유지하는 심리적 기제인 착각 상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지금까지 진짜라도 믿었던 세상에 대한 기준을 재확인해야 할 때입니다.

 

당신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은 과연 진실인가요?







  • 자료 출처
  • 1. Chapman, L. J., & Chapman, J. P. (1967). Genesis of popular but erroneous psychodiagnostic observations.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72(3), 193.
  • 2. Hamilton, D. L., & Gifford, R. K. (1976). Illusory correlation in interpersonal perception: A cognitive basis of stereotypic judgmen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12(4), 39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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