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
[The Psychology Times=정세영 ]
출처: unsplash.com최근에 바다를 다녀왔다.
푸른색의 바다와 일정한 파도의 소리, 발바닥에 밟히는 모래알의 촉감. 하늘에는 갈매기 몇 마리가 날아다니고, 빨간색, 노란색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바다에 다녀왔다. 눈을 감고 파도 소리에만 귀 기울여보니 고학년이라는 부담감에 치여 치열하게 살았던 한 학기의 서러움, 속상함, 힘듦을 싹 다 잊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왜 사람들이 마음이 답답하면 바다를 찾는지 이유가 궁금해졌다. 바다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바다를 보면 마음이 편안하다고 하는지 탐색하고자 한다.
바다의 편안한 색깔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이자 기자인 리처드 슈스터는 바다의 색을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요소로 삼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파란색을 볼 때 편안함을 느끼는데, 온통 파란색인 바다는 당연히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뇌파가 명상할 때와 같이 변해 평온함까지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줄리엣 주 교수는 파란색은 열린 마음, 평화를 상징함과 동시에 안정감을 제공하기에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람들이 바다에 오면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하는 지와 짊어지고 있던 걱정을 잠시나마 잊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과 같다.
바다의 일정한 소리
일정하게 반복되는 파도 소리 또한 안정감을 제공한다. 청각을 통해 받아들이게 되는 정보는 시각을 통한 정보보다 약 3배 정도 강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 또는 불편함을 제공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이 흔히 ‘백색소음’이라고 부르며 공부하거나 마음을 안정시킬 때 많이 듣는 소리에는 뱃고동 소리, 장작불 타는 소리, 파도 소리 등이 있는데 이 세 가지는 모두 주파수 변동률이 1.5에서 1.6dB로 일정한 음높이를 유지한다. 또한, 소리의 조화로움을 나타내는 수치인 NHR도 뱃고동 소리는 0.135, 장작불 타는 소리는 0.848, 파도 소리는 1.690으로 타 소리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즉,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이 세 가지의 소리는 큰 높낮이의 차이 없이 소리가 일정하며, 반복된다는 특징을 가진 것이다. 파도 소리 또한 파도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 탓에 뱃고동과 장작불보다는 주파수의 변동과 소리의 조화로움의 수치가 조금 높기는 하지만 지속해서 반복되고 멈추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교토 대학교 의대 연구진 역시 파도 소리가 긴장을 풀어주게 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바다의 편안함
이렇게 바다의 색과 소리는 우리의 마음이 안정되게 하고, 불안함과 긴장감을 내려놓고 편안해지게 만든다. 또한, 모래사장에 앉아 수평선을 보다 보면 비욘네 놀스의 말처럼 바다는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알게 하고, 인생 전체를 멀리서 바라보게 한다. 즉, 사소한 감정들과 문제들에 치여 살았던 일상을 잠깐 잊고, 광활한 바다에 비해 우리의 고민이, 우리의 걱정이 얼마나 작은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이 있을 법한 여름이다.
바쁜 일상이 이제 막 끝나 숨 한 번 돌리고 있는, 스스로의 미래를 위한 여러 계획으로 마음에 자그마한 짐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법한 그런 여름이 다가온다. 그럴 때는 가까운 바다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닿을 수 없을 것 같이 멀고 큰 수평선도 한 번 바라보고, 푸르른 바다에 발도 넣어보며 푸른색도 맘껏 느껴보다 파도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보자. 우리의 삶 속 작고 큰 걱정거리는 잠깐만 잊고, 바다에, 그 분위기에 몸을 맡겨보자.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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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iDoc뉴스 [www.hidoc.co.kr]. (2022).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718431
Newsquest [www.newsquest.co.kr]. (2022).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328
조일영, 이지연, 정연만, 김경배, 조동욱. (2020). 사람에게 평온함을 주는 소리들의 공통점 규명. 한국통신학회 학술대회논문집,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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