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은
[The Psychology Times=성지은 ]
'악귀' 포스터 [사진=SBS]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악귀>의 주인공은 악마에 씌어서 누군가를 저주하고 미워하게 된다. 미움이 생기는 과정은 이 드라마처럼 악마가 우리의 마음을 조종해서 “미움”이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전 세계적으로 인기 도서인 성경에 의하면 악마가 사람에게 나쁜 마음을 심어서 누군가를 저주하고 미워하게 만든다고 한다. 만약 성경이 옳다면 우리의 마음속에는 악마가 살고 있는 것일까?
고려한국어대사전에서 “미움”은 “뭔가 꼴사납고 마음에 들지 않아 거리끼고 싫어함”이라고 정의한다. “미움”은 “감정”에 해당하며, 감정은 외부 자극에 대한 뇌의 인지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반응이다. 또, 감정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이지, 우리 자신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즉,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기 전에 우리의 뇌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좋은지 싫은지를 느낀다.
그래서 짧은 사이에 일어나는 판단은 오류가 많고 개인적인 성향도 많이 들어가 있으며, 쉽게 바뀔 수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미움”은 개인적인 판단이므로 사람마다 ‘내가 싫어하는 누군가’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나에게 물밀듯 밀려오는 “미움”이라는 감정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까?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나희영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나카지마 요시미치의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이라는 책에서 미움은 과일을 먹고 난 뒤에 남는 씨앗이나 껍질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즉, 미움은 사람에게 정말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어설프게 반성하기보다 깔끔하게 미워하기를 권한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미움을 소화하기 위한 first step은 내가 지금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자기 수용은 미움과 동반되는 것인 신뢰가 깨짐, 안전을 위협, 배신 등 여러 가지 감정을 수용하게 만들면서도, 나의 어떤 결핍이나 기억이 "누군가의 미움"을 불러일으켰는지 알 수 있게 된다.
Second step은 미워하는 마음을 용서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는 미움”을 용서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누군가를 미워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보이는 그의 단점과 자신의 확증편향 오류 속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더 심해지면 그를 증오하다 못해 더 극심한 감정으로 치달으며, 내가 누군가를 심히 미워한다는 자책감과 자기혐오로 우울감에 빠질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소중한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신을 향한 용서가 필요하다. 내가 왜 누군가를 미워했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내 인생을 낭비할 만큼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미움은 쉽지만 사랑은 어렵다. 그리고 용서는 더 어렵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정한 용서를 해야 한다. 진정한 용서는 자신을 향한 용서와 이해로부터 시작되며, 미움이라는 속박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해줄 중요한 열쇠이다.
출처=pixabay
그러면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미움을 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대 정신건강학과 윤대현 교수님은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것은 세상의 진실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봤자, 둘은 날 싫어하고 일곱은 관심 없고 하나는 나 좋아한다. 반대로 솔직하게 행동하고 눈치 보지 않았을 때도 둘은 싫어하고 일곱은 무관심하고 또 그런 나를 한 명은 좋아한다는 진실이다.
그래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더 중요하다. “행복, 강박, 트라우마를 없앤다.” 이런 것들은 현실적이지 않고 목표로 두고 있어서 자신을 힘들게 만든다. 미움받을 용기는 특별하지 않다. 날 미워할 사람이 세상에는 최소 20%가 있으므로 미움받는 것의 맷집을 기르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사람의 자유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오은영 박사님은 누군가 자신을 싫어한다면, 그 마음을 자신의 마음이라 여기지 말고 상대방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상대방의 안 좋은 마음을 그대로 떠안거나, 내가 그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자책하지 않아야 한다. 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가 듣는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의견일 뿐이며,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진실이 아니라 관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내가 누군가의 미움을 샀다고 뒤로 숨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 행동에 대한 "피드백"으로 듣는다면, 자신을 더 좋게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질문에 늘 정답이 있지는 않으므로 때론 정답을 찾으러 긴 여정을 떠나야 한다. 미움을 해쳐나가는 방법에도 정답이 있지 않다. 때문에 미움에 대한 스스로 견해를 내려 보며 그 감정을 내 방식대로 적절히 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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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감정(정서) [emotion] - 외부 자극에 대한 단기적, 인지적 반응 (인간의 모든 감정, 2011. 4. 10., 최현석)
-"‘미움받는 것’도 훈련이다", 고재열 기자, 시사 IN, 2019.03.20 15:31.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155
-"[오은영의 멘털 과외] "타인의 비판은 그 비판 감정의 주인에게 돌려주세요" |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1 회", 채널A캔버스, 2021. 9. 17.
https://www.youtube.com/watch?v=b5OFm0R5ELE
-[성장문답] 미움받을 용기 없는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답변, 세바시 인생질문, 201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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