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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수진 ]



데이트 폭력에 대한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졌음에도 데이트 폭력 발생건수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데이트 폭력은 친밀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특성을 가지다 보니 신고하지 않은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처=경찰청 보도자료(20.6.29) '데이트폭력 신고해야 할 '범죄'입니다.'

우리가 흔히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언어적 폭력 등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정확히 정의하고 있는 규정도, 법도 없다. 따라서 데이트 폭력이 발생해 처벌하게 되더라도 폭력 유형에 따라 형법상 폭행, 협박, 모욕, 감금죄나 성폭력처벌법 등을 적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피해자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고하더라도 피해자를 위한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신고 했다는 사실이 가해자에게 알려지면 피해자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두 기관에서 피해자가 데이트 폭력을 신고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신고나 고소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으로 '신고나 고소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어떤 시도도 하지 못하고 신고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


제3자가 봤을 땐 명백한 데이트 폭력인데, 정작 당사자는 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가해자가 '너를 위해서야.' 와 같이 피해자를 사랑한다고 하며 가스라이팅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교제 기간이 길수록 친밀감과 서로의 감정이 깊어지기 때문에 폭력의 수위가 심각해지더라도 가해자의 폭력성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수용해서 폭력의 피해를 인식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가해자의 협박 때문에 고통받는 경우도 많다. 혹은 '내가 떠나버리면 저 사람은 어떡하지?', '나는 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야.' 와 같은 구원 환상을 가지고 있거나, 폭력을 끝까지 견디면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비현실적인 기대감 때문에 관계가 지속되기도 한다.




가해자 특징


자존감이 낮을수록 상대방의 별 뜻 없는 말, 행동에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해 폭력성을 드러낼 수도 있다. 폭력성은 성인 애착유형과도 관련이 있는데, 애착이란 영아가 양육자 혹은 특별한 사람과 맺는 친밀하고 강력한 정서적 유대관계다. 성인기 어른들은 친밀한 관계에서 상호작용이 각각의 애챡유형을 토대로 다르게 나타난다. 그 중 불안 애착유형에 해당하는 경우, 자존감이 낮고 대인관계 불안 수준은 높다.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분노, 무기력감 등의 특징을 가지기 때문에 연인의 애매한 행동을 적대적이거나 위협적인 것으로 해석해서 쉽게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분노하는 것과 관련이 높다.




나를 지키려면


대게 가해자들의 폭력은 처음부터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처음엔 욕설, 소리 지르기, 폭언과 같은 행동이 계속된다. 그러다 보면 무언가를 집어 던지거나 부수는 폭력으로 커지고, 이는 나를 향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기미가 보이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고 도망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일단 내가 불편함을 표현했음에도 선을 넘는 간섭이 반복되면 조심하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큰 사람이다.


만약 초기에 관계를 정리하지 못해 안전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바로 연락을 끊고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알만한 모든 것(연락처, 사는 곳 등)을 바꿔야 한다.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알리는 것도 중요한데, 가해자가 주변 사람을 통해 연락을 해오거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 수만 있다면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하는 것도 잊지 말자.



데이트 폭력은 단순히 연인 간의 다툼으로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데이트 폭력은 신체적 외상뿐만 아니라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등의 심리적 손상도 초래한다. 심지어 약물 남용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다시 데이트 폭력의 피해를 야기하는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악의 순환을 끊으려면 가해자의 처벌뿐만 아니라 피해자 보호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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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고가영and최응렬. (2022). 가정폭력 노출경험과 불안정 성인애착이 데이트 폭력 가해 경험에 미치는 영향. 한국범죄학. 16(2). 51-69.

 이유경. (2020). 데이트폭력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석사). 동국대학교 대학

 정신과 의사가 형제가 말하는 안전 이별이란?. (20.11.19). https://www.youtube.com/watch?v=cHgbX5sjP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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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9-23 00: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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