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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한소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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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에서도 언급했듯, 내가 아닌 남들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계’ 저울의 수평을 잘 맞추어야 한다. 우선 상대에게 힘든 일을 털어놓기 전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생각하면 좋다. 내가 너무 내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는가?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무엇을 바라고 상대방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일방적인 부정적 감정 토로는 타인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룬 기사에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상대방에게 무조건 적인 내 편이 되어주기를 기대하며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언급하고자 한다.



말하기 전 생각해봐! 공감과 위선... 그 모호한 경계


최근 몇 년간 MBTI 등의 성격 테스트 덕분에 ‘공감’이라는 개념이 여느 때 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동시에 공감의 본질에 대한 연구도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상대방이 내 입장에 공감해 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공감의 부정적인 이면에 대해 다룬 많은 연구가 공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위선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미국의 철학자 누스바움의 이론에 따르면 공감은 직관을 통한 감각적이고 경험적 판단이기보다는 행복주의적 판단에 의한 '상상력'을 통해 이뤄지는 인지적 판단이다. 이어서 김분선 교수는 공감하려는 노력이 연민의 형식을 띠지만, 연민의 내용을 담은 ‘위선적 태도’가 유발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해당 교수의 말에 따르면 고민상담의 주체들은 고통의 승화와 감정 정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인간은 부정적 감정 자체를 인식적으로 배제/분리해 감정적 정화를 시도한다.


이 외에도 공감 능력의 이면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가 여태껏 기대했던 공감이 생각보다 '부정적인 감정의 긍정적인 승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안 그래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느라 지친 상대방에게 이런 공감을 기대하는 것은 더욱 어불성설일 것이다. 



지쳤다면 이렇게 해봐! 


눈앞의 친구가 너무 자기 이야기를 하느라 가짜 공감을 표하기에 지친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해 상대방을 멈추게 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내가 감정 쓰레기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 의사 표현으로 상대방과의 관계가 영영 틀어질까 걱정하느라 속으로 참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상대방을 좋게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원망을 속으로 참다가 나중에 폭발해 버리기도 한다. 


스트레스 이론으로 유명한 라자루스에 따르면, 대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표현 기술"이다. 즉,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메슬로우의 욕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표출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며,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당신에게 매번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해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잘 모르기 때문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의 평형을 되찾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 청자의 감정을 신경 써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이런 방법을 여러 번 썼는데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한번 그 관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진짜 오래갈 관계라면....


미성숙한 존재와 미성숙한 존재가 만나 일궈 나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과 행복, 그리고 여러 만휘군상을 함께 공유하고 나눠갈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아낀다면, 그 행복을 나만이 아닌 상대방과 함께 누리는 것이 어떨까?






지난 기사


사회적 분노에서 비롯한 범죄를 해결하는 첫걸음

왕의 DNA'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

대인관계의 저울






출처 

신승희. "부모-자녀 간 의사소통이 중학생 자녀의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표현의 매개효과." 국내석사학위논문 우석대학교 교육대학원, 2017. 전라북도

김분선. (2022). 연민(compassion)은 윤리적 고려의 대상인가? -공감, 연민, 과잉 공감의 문제화-. 현대유럽철학연구, 64, 287-318.

김길문, 정남운 and 윤재호. (2020). 한국 중년 남성의 생성감 및 감정표현 억제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 직장인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25(3), 527-548.

이하나, 안순태. (2019). 부정적 정서와 우울의 관계에서 인스턴트 메시징(Instant Messaging)을 통한 감정 표출과 긍정적 정서의 매개효과. 지역사회간호학회지, 30(4), 571-580.

민은경. (2008). 타인의 고통과 공감의 원리. 철학사상, 27, 67-90.

김분선. (2022). 연민(compassion)은 윤리적 고려의 대상인가? -공감, 연민, 과잉 공감의 문제화-. 현대유럽철학연구,(64), 28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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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0-16 18: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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