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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예원 ]


당신은 꽤나 너그러운 사람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에 민감하지만, 솔직하게 말해 당신의 마음속에서 한 줄기 이기심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중략) 때로는 자기 감정에 너무나 충실하여 자신을 너무 많이 드러냅니다. 당신은 상황을 따져보는 데 능숙하며 무엇에 관해서든 생각을 바꾸기에 앞서 증거를 보고자 원합니다. 새로운 낯선 상황에 직면할 때는 사태를 알아차릴 때까지 상당히 신중하며, 그런 다음에 자신을 갖고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혹시 당신은 이 요약문이 본인의 성격을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바넘 효과에 빠진 것이다. 바넘 효과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누구나 바넘 효과를 지니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곳에서 바넘 효과를 이용해 당신을 낚고 있을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하기도 한다. 과연 바넘 효과는 무엇이며, 어떤 상황에서 경계해야 할까?

 



바넘 효과란?


 

권위적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당신에 대해 추측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상하리만치 당신은 그의 말이 모두 당신을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알아차리지 못한 한 가지 사실은 그가 모두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넘 효과이다.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본인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설명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바트럼 포러가 이 현상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면서 포러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해당 실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포러가 자기 학생들에게 성격 검사를 하나 실시한 것에서 시작한다. 그는 자기 학생들에게 검사 결과에 근거하여 도출된 각자에 대한 고유한 성격 분석이라며 결과지를 나눠주며 그들에게 얼마나 잘 맞는지 0점부터 5점까지의 점수로 매겨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모두 다음의 동일한 분석 결과를 받았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존경하기를 바라는 큰 욕구가 있다. 당신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다. 당신은 당신에게 득이 되지 않는 상당량의 전혀 사용되지 않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당신은 다소의 성격적 결함을 갖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것들을 상쇄할 수 있다. (후략)

 

이 결과지에 대한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4.26점이 나왔다. 해당 실험은 사람들이 보편적인 해석을 자신의 고유한 성격이라고 착각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 후 다른 연구들에서 이 결과가 반복 검증됨으로써 바넘 효과라는 개념을 공고히 했다.



 



사이비 과학이 당신을 낚는 방법


 

그렇다면 이러한 바넘 효과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반기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사이비 과학을 추종하는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사이비 과학으로는 사주팔자, 토정비결, 타로점, 별자리 운세 등이 있다. 사주팔자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사주가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개인의 생년월일시에 맞게 해석한 통계학의 일종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점성술사들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하곤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러한 사이비 과학들은 전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으며, 과학의 필수 요소인 반증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하기에 과학이라고 할 수조차 없다. 그러나 그들은 현란한 말솜씨와 애매모호한 말들로 마치 사이비 과학이 당신만을 위한 과학적 해석인 것처럼 당신을 현혹한다. 그렇기에 바넘 효과를 지닌 일반인들을 낚기에 더 쉬운 것이다.


사실 당신도 당장 점쟁이 행세가 가능하다. 일단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며 그 사람을 치켜세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모순되는 표현을 던지며 모호하게 말한 후 다양한 주제를 언급하며 그에 따른 비언어적 신호 등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중 특별한 것처럼 보이는 경험을 언급하고, 본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면 된다. 예를 들면, 손바닥을 보며 “꽤 균형 잡힌 성격이네요. 때때로 상상력이 풍부하지만, 현실적인 것을 고려하는 경향이 다분해요. 요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이 있지는 않나요? 그 기억이 당신을 힘들게 하고 있네요. 물론 당신 가족이나 친구에서 비롯된 일일 수 있지만요.”라고 말해 주면 된다. 누구나 이와 같은 말들로 다른 사람들을 낚을 수 있다. 심지어, 당신도.

 

 


경계해야 할 그 이름, 바넘 효과


 

바넘은 “매 순간 태어나는 바보가 있다(There’s a sucker born every minute).”라고 말하며 사이비 과학에 대해 비판했다. 누구나 사이비 과학에 빠질 수 있고, 누구나 사이비 과학자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비판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주위의 사이비 과학자가 말한 보편적인 특성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착각한 것은 아닌지, 즉 바넘 효과의 꼬임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 유희 정도가 아니라 사이비 과학을 맹신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의 주위에 남아있는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돈도, 친구도. 자신의 운명을 타인의 말에 맡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더욱 믿고 자신 있게 운명을 개척해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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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봐, 내 말이 맞잖아.’,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당신은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나요?

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참고문헌

 

Forer, B.R.(1949). “The fallacy of personal validation: A classroom demonstration of gullibility”. 《Journal of Abnormal and Social Psychology》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44** (1): 118~123.

Shermer, M. (2005). “Science Friction : Where the known meets the unknown”. New York: Times Books, p. 6.

키이스 스타노비치, <심리학의 오해>, 혜안.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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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0-26 08: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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