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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허정윤 ]


모르는 사람이 없어 식상한 단어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 “최근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신 건강 상태의 심각성”은 정말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이 높은 수준이다.


과거보다는 병원이나 상담소의 정신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거리낌을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정신 질병에 대한 인식의 부족과 예방과 치료에 대한 편견은 분명 존재한다. 


 

사람들은 몸의 병이 찾아오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간다. 심지어 병에 걸리기 전에도 주기적으로 정기 검진을 하며 몸의 상태를 구석구석 체크하고 병을 예방한다. 하지만 나의 몸만큼 소중한 나의 마음에 대해서는 냉정하다. 분명 몸처럼 마음에도 병이 생겨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은 “내 마음은 내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마음을 나약하다며 다그치기도 하고, 빨리 사회에 발맞춰 달려가지 못하고 마음에 매여 멈춰있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나쁜 마음은 없고 아픈 마음만 있을 뿐이다. 

어떤 형태로든 마음이 아픈 것은 마음을 잘 돌봐주고 치료해 달라는 내면의 신호이다. 혼자서 하기 어렵다면, 주저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개인 상담이 두렵다면..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상담소나 병원에 가서 상담사 또는 의사와 단둘이 이야기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 먼저 시도해 보기 좋은 것이 ‘집단 상담’이라고 생각한다. 집단 상담은 집단 크기부터 집단 성격까지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일상생활 때문에 일시적으로 힘든 경우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집단 상담사와 8명에서 10명 정도의 내담자가 함께 모이는 ‘상담 집단’부터 짧은 기간의 상담으로 변화를 얻고자 하는 의도로 진행되어 최소 2박 3일의 시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상담을 이어가는 참 만남 집단, 또는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고 싶은 사람들이 익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AA 모임 등 그 종류는 다양하다.


집단 상담이 이루어지는 동안 당신은 집단 안에서 사람들이 주고받는 에너지와 힘인 ‘집단 역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집단 역동은 사람들이 모이면 형성되는 에너지이며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모든 방식이다. 이는 사람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데에 힘이 된다.



집단 상담의 효과


집단 상담에 참여하면 개인 상담과 비교해서 무엇이 좋을까?

먼저 집단 상담을 통해 집단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혼자가 아니라는 안정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학습하게 되는 ‘모델링’ 현상도 일어나는데,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 집단 속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며 대리 학습을 하는 것이 이 예시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집단 내의 ‘보편성’을 느끼며 행복도, 불행도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집단원들끼리 신뢰 관계가 형성되며 응집력이 생기기도 하고, 사람들의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내가 기존에 행동해 마음에 상처받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행동해 볼 수 있는 용기도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가까운 사람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내면 깊숙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투명한 관계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끼고 자기 개방을 하고, 또 타인들의 상황에 공감하다 보면, 집단 역동의 힘으로 마음의 병이 치유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마음의 병을 혼자 감당하기 힘들지만 개인 상담이 두렵다면, 용기를 내어 집단 상담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정신 질환 상담과 치료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개인 상담, 집단 상담의 접근성도 높아질 수 있도록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를 꿈꾸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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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령. (2021). 집단 상담의 실제 [Group Counseling in Practice]. 서울: 교육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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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09 23: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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