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우
[The Psychology Times=박연우 ]
노 키즈존은 사업주의 결정에 따라 사업장 공간 전부 또는 일부에 아동의 출입 및 이용을 제한하는 사업장을 뜻한다. 이러한 노 키즈존은 종업원과 아동이 부딪혀 화상을 입은 사고에 식당 측이 일부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고 난 후, 2014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노 키즈존의 사업주 2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노 키즈존을 운영하는 주된 이유로 68%는 안전사고 발생 시 과도한 업주 배상 책임 부당을 뽑았고, 아동의 소란 행위에 따른 다른 손님과의 마찰 35.8%, 조용한 가게 분위기 35.2%가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 또한 노 키즈존이 제공하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가의 식사나 카페 문화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노 키즈존이라는 환경이 비즈니스 성공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부모들과 몇몇 전문가들은 노 키즈존이 사회적 배제를 조장하며, 특히 육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모든 공공장소가 가족 친화적이어야 하고,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공장소에서의 적절한 행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함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호소에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식당의 이용 대상에서 13세 이하 아동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노 키즈존이 아동에 대한 차별임을 밝혔다.
이에 예스 키즈존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모든 연령대의 아이들을 환영하는 카페, 식당 등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간들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을 제공하며,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서울 키즈 오케이 존이라는 사업을 펼쳐 349개의 영업장이 동참하였으며,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에서 ‘온 세상 어린이 대환영’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예스 키즈존 마케팅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더불어 전국의 예스 키즈존을 알려주는 SNS 계정은 현재 11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예스 키즈존 태그 게시물은 18만 개를 넘을 정도로 관심이 지대하다.
맥도날드 예스키즈존 로고
예스키즈존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이러한 공간이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장소들은 육아 공동체의 소통과 정보 공유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예스 키즈존은 차별이 아닌 것일까?
그렇지 않다. 예스 키즈존은 오히려 노 키즈존을 인정하고 그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일상적인 공간임에도 아동들은 출입을 허락받아야 하는 입장이기에 예스 키즈존 또한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
장경은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이런 명칭 자체가 아이들의 공간을 매우 쉽게 제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노 키즈존과 예스 키즈존 모두 성인이 바라는 완벽한 아이가 아니라면 아이다움의 자유가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방증한다"라고 말하며 예스 키즈존 또한 차별임을 밝혔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나이나 특성에 따라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되는 식으로 구분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모든 아이가 출입의 자유를 존중받으며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이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이와 세대가 아닌 행위를 문제로 삼아 그 행위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인권위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 사항, 영업에 방해가 되는 구체적 행위를 제시하고 이용 제한이나 퇴장 요구를 할 수 있음을 미리 알리는 방법이 있다"라고 제시한 바 있다. 더불어 만약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면 사업주의 증명책임을 전제로 무과실이 입증된다면 업주의 배상을 낮추거나 없애는 제도의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도 한때 어린이였고 아이들도 어른들과 같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의 변화이다. 엄격한 제도보다는 서로를 먼저 배려하고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공공예절을 교육하는 사회문화의 조성이 먼저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다양한 논의를 통해 노 키즈존, 예스 키즈존으로 아동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 슬기롭고 유연한 방법으로 이러한 차별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연합뉴스(2023년 5월 5일),‘입장되나요’... 노키즈존도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엔 ‘울타리’
(https://www.yna.co.kr/view/AKR20230504047200004)
THEPR(2023년 11월 2일),‘BTS세트’에서 ‘예스키즈존’까지...한국에 더 깊숙이 들어오다
(https://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793)
조선일보(2022년 9월 25일),"거기,노키즈존인가요?" “아니요, 여기는 예스키즈존입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2/09/24/J2MZK24IJNGT3EABSQ5T6A2N3U/)
뉴시스(2023년 12월28일),“차별” 욕 먹어도 ‘노키즈존’하는 이유...“아이 소란” 제친 1위는?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31228_0002573431&cID=10220&pID=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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