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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자꾸만 불어나요 - 아예 다른 허구의 나를 만들다, 리플리 증후군
  • 기사등록 2024-04-12 21: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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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혜인 ]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글에 대한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리플리 증후군의 사전적 정의를 가져왔다.


리플리 증후군: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만을 진실로 믿으며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


다들 한 번쯤 이 이름에 대해서 들어보았거나 알고있을 것이다.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1955년 미국의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쓴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개봉하였다. 오늘 필자가 소개할 영화 <리플리>도 그중 하나이다. 


영화 <리플리(2000)>의 한 장면

영화 <리플리>에 대해


주인공인 톰 리플리는 우연히 한 피아니스트 대신 상류층 파티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그곳에 있던 부자를 만나게 된다. 부자의 아들 디키 그린리프와 자신이 대학 동창이라고 속이며 그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는 거짓말과 악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디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그와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으나, 디키가 자꾸 자신을 무시하고 피하자, 순간 화가 나 참지 못하고 그를 살해한다. 이후 오랫동안 관찰해 온 디키의 행동, 말투, 글씨체 등을 모두 베껴 자신이 그인 양 호화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 이후 범죄를 멈추지 못하고 자신이 친구를 살해했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위협하는 등 끔찍한 일들을 저지른다. 이처럼 영화<리플리>에서 주인공 톰 리플리는 자신의 정체성 혼란과 함께 살인이라는 그림자 아래서 모순된 내면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톰 리플리의 심리


그렇다면 톰은 왜 이런 감당할 수도 없는 거짓말들을 늘어놓은 것일까? 처음에는 아주 작은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멈추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지 못하고 계속 쌓아둔 탓에 톰에게는 인생이 바뀌는 큰 사건들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톰의 원래 직업은 피아노 조율사였다. 자신의 당시 직업과 상황에 만족하지 못했던 톰은 그에 불만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별것 없었던 과거와 달리 완벽한 새로운 나를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 사람들의 주목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의 거짓말을 더욱 부추겼다. 자신이 그 유명한 선박회사 사장의 아들 디키라고 하니 달라지던 시선들, 그런 외적 요소들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이 모든 것들이 결합하여 톰이 거대한 허황된 세계를 창조하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톰은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속이고 출신을 속이다 못해 이름까지 속여버린다. 본래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디키가 된 자신의 삶을 더욱 완벽하게 구축하려 노력한다.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단순한 거짓말쟁이들과 다른 점은, 자신의 거짓말을 특정 상황을 위해서만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거짓말은 주로 특정 상황을 기피하기 위해 어떤 사실을 왜곡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도 그러하듯, 리플리 증후군은 본래 자신을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을 똑같이 모방한다. 이 과정이 지속되다 보면 이 모방한 삶이 마치 자신의 삶인 것처럼 행동하며 과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간다. 한 마디로 원래의 나와 새로운 나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영화에서 톰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의 자아 혼란과 삶에 대한 갈등을 계속해서 드러난 것도 이 이유일 것이다.


영화 <리플리(2000)>의 한 장면

거짓과 진실, 그것을 구별해내는 눈


누군가가 리플리처럼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고, 내가 그 사람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면, 난 그곳이 거짓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 사람이 거짓과 참을 말할 때 그 모습에 차이가 있고, 거짓을 골라낼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시청한 뒤, 점점 거짓을 진실처럼 이야기하고 당당해지는 리플리를 보며 그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이처럼 치밀하게 거짓말을 하는 톰 리플리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 상태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매개체의 역할을 했다. 또한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얼마나 진실한 삶을 사는가? 만약 내가 톰의 상황이었더라면 허구의 세계를 중간에 망가뜨리고 진실을 밝힐 수 있었을까? 톰에게서 알 수 없는 기시감과 불쾌감이 느껴졌다면, 그 이유는 아마 그 안에서 발견한 모습이 나의 일부분과 닮아서는 아닐까?’




네이버 지식백과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 : 심리편) 리플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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