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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고다연 ]


최근 걸그룹 ‘에스파’의 신곡이 발매된 후, 굉장한 화제가 되고 있다. 신곡 ‘슈퍼노바’에는 ‘Su su su Supernova(수 수 수 수퍼노바)’라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해당 가사가 중독성있다며 밈으로 활용되고 있다. 

 

슈퍼노바란 ‘초신성’을 뜻하는 표현으로, “별의 진화 최종단계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면서 그 밝기가 평소보다 수억 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용어가 밈으로 사용될 때는 하던 말 뒤에 아무 의미 없이 가사 자체를 붙여 쓰지만, 이 용어가 사용된 심리학 용어가 있는 것을 아는가? 바로, ‘슈퍼노바 증후군(Supernova Syndrome)’ 혹은 ‘초신성 심리소진(Supernova burnout)’이다.




슈퍼노바 증후군?



‘슈퍼노바 증후군’은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들이 성공한 다음 갑작스럽게 허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2004년 2월 27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처음 정의한 이 증후군은 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에게 주로 찾아온다. 특히 한 회사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CEO들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증상이 심해지면 권태감과 무관심에 빠지며 높은 연봉과 명성도 한순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에 휩싸인다. 이는 당연하게도 기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CEO는 이 증후군을 극복해 보려 회사를 옮기는 방법을 써보기도 하지만 해소는 쉽지 않다. 이들은 학습 능력이 뛰어나 새로운 환경, 업무에 금방 적응하고 습득해 버리기 때문이다. 


심리 전문가들은 치유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 존재(my self) = 내 일(my job)’이란 등식부터 없애버리라고 권고한다. 즉, 자기 존재의 가치 혹은 그 이유를 일에서 찾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들이나 취미생활을 가지고, 즐기는 CEO들이 ‘슈퍼노바 증후군’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예로 들며, 개인의 감정이 많이 개입되는 분야에 시간을 할애해 볼 것을 제안한다. 즉, 자신의 모든 열정을 한 곳에 쏟는 것보다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사이에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꾸준히 자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나도?


비슷한 증상으로는 일반 사람들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소진증후군’이 있다. 흔히 번아웃(Burnout)이란 개념을 통해 아주 익숙해졌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에게 부여된 과한 업무량과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이 증후군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증후군은 업무 효율성 저하, 일에 대한 불만족, 이직 등의 직업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 문제와도 직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진으로 인해 업무 성취도가 저하될 경우,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지만 실직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내적 불안이 계속된다면 제대로 된 회복이 불가할 수 있다. 따라서 소진된 상태에서도 불안감으로 인해 휴식이 아닌, 오히려 초과근무를 하게 되는 행동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는 업무를 통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성취에 대해 현실적인 기대를 가져야 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또한, ‘슈퍼노바 증후군’과 비슷하게 업무 외에 자신만의 취미나 동호회 활동 등 삶에 쉴 틈을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친구, 연인, 가족 등과 시간을 보내는 등 일과 사적인 삶 간의 균형을 찾는 ‘워라밸’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기사를 읽고 나서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내 인생에서 일과 가족의 가치를 각각 얼마나 두고 있나?”

“가치를 둔 것만큼 실제로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나?” 

 

잠깐이라도 쉬면 ‘그러다 도태된다’, ‘나태하다’라는 말이 쏟아지는 사회는 우리에게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완수하고자 하는 업무에 책임을 부여하고, ‘완벽’을 요구한다. 뭐든지 잘해야 인정받는 ‘멀티’ 인간형을 요구하는 사회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되돌아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네이버 지식백과. https://m.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80868&cid=40942&categoryId=31531

곽호완. (2006). 일상 심리학의 이해. 시그마프레스.

이승엽. (2020). 소진증후군의 이해와 대처.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59(2), 10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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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04 01: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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