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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한희 ]


 출처: Getty Images Bank [춘프카 블로그]

존재 자체로도 두려운 과제 중에서도, 대학생들이 가장 기피하는 과제가 무엇일까? 필자를 비롯한 주변 다수의 대학생들은 단연코, 팀 프로젝트(일명 ‘팀플’)를 1순위로 꼽았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어쩌면 해당 상황과 이유를 분석하는 것은, 현 사회와 MZ를 분석하는 일인 듯싶다. 우리 MZ들은 왜 이토록 팀플을 기피하게 되었는지, 왜 개인주의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었는지 해당 기사에서 살펴보겠다.



팀플만 아니면 돼


현재 MZ 세대에서 주목되어 온 특징 중 하나는 공정성이다. MZ 세대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평가받고 보상받기를 원하며, 이것이 공정하다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흔히 ‘무임승차’ 문제에서 공정성의 화두가 두드러진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을 불성실하게 수행한 자를 ‘무임승차자’라고 부르며, 이 경우 다른 팀원들은 불공정함을 느낀다. 결국 교수님께 적절한 조치를 바라는 메일을 보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평택대학교 임성윤 교수가 이와 같은 메일을 받고 쓴 논문에선 “하나의 작은 집단으로서 팀워크를 가르치고 싶으나, 개인의 벽이 더 두껍고 탄탄해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MZ 세대가 유독 공정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 사회의 미성년자와 청년들은 항상 불안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청소년들은 생리학적으로나 사회적 위치로나 불안함을 느끼기 쉬운 위치이다. 불안이 심할수록 개인은 무력해지며 집단과의 고립을 택하게 된다. 청년들 역시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불안하고 곤두서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필자의 ‘사람을 쉽게 미워하는 요즘’ 기사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결국 치열한 생존 경쟁의 규칙은 공정해야 한다는 요구는 청년들의 최후의 마지노선인 것이다. 다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보다, ‘일단 눈앞의 룰부터 제대로 지키고 보자’라는 게 이들의 항변이라는 것은, 현 사회적 상황을 보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개인주의적 일상


많은 청년들이 전화를 기피하고, 단체 활동보다 개인 활동을 선호하며, 개인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에 따르면, 어려서부터 SNS와 카카오톡 등 문자로 소통하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가 주로 콜포비아(call phobia: 통화 공포증)를 겪으며, 수평적 문화를 중시하는 MZ 세대가 기성세대의 수직적 조직 문화와 충돌하면서 부각되었다고 한다.

 
더 자세히, 콜포비아와 개인적 활동 모두 ‘익명성’ 큰 요인으로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에게 있어, 스스로를 밝히는 전화와 단체 활동은 자신을 평안하게 지켜준 익명성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온라인에서의 삶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MZ 세대에게 익명성이란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이 되었다. 예전 산업화 시대에 대도시 안의 익명성을 불편해하던 기성세대들에 비해 이들에게 익명성은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일상에 적응


이제 개인은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삶의 방식이자 세상을 보는 가치관이다. 개인은 이제야 우리가 제대로 맞닥뜨린 하나의 시대정신이며, 그 주체는 MZ라 불리는 청소년, 청년들이다. 도래해버린 새로운 세대를 ‘이기적인’ 개인으로 낙인을 찍기보다, 새로운 세대와 공존할 방향성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우리 세대들은 아직 사회적으로 모호한 개인의 존재에서 벗어나 보는 게 어떤가? ‘개인주의를 권하다(2022)’에서 철학자 이진우는 자아정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하며 니체의 말을 빌린다. 필자는 그 이유가, 하나의 개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때 다른 개인도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결국 ‘남’이긴 해도, 나와 같이 존중받을만한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자연스레 습득하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할 듯싶다. 섣불리 그들을 추억의 삶이나 가치관으로 끌어들이기 보다, 그들이 한 개인주의자로서 자리 잡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새로운 성장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간간이 응원해 주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임성윤. (2023). MZ 세대의 개인주의 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청소년문화포럼,, 97-106.

호규현, 심승범, 조재희. (2023). 정말 MZ세대 직원은 까다로운 개인주의자일까? : 미디어에서 묘사된 MZ세대 조직원 특징에 대한 당사자의 주관적 인식연구. 한국언론학보, 67(1), 272-315, 10.20879/kjjcs.2023.6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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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17 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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