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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민서 ]



멈추지 못하고 달리는 '러닝머신' 같은 시대


"나만 제일 불안한 시기를 겪는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 같아"


방학을 앞둔 대학생 A 씨의 머리는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하다. 수업, 과제, 아르바이트, 인간관계, 진로 고민으로 쉼 없이 달려온 한 학기가 끝나고 A 씨는 방학을 맞이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 그런데 이때 친구의 대외 활동 계정에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오고, 부모님은 방학의 계획을 묻고, 유튜브에는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속에서 A 씨는 남들의 속도에서 뒤처질까 봐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이것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문제일 것이다. <마이크로 리추얼: 사소한 것들의 힘>의 저자 상담가 장재열은 21세기 사회를 '러닝머신' 같은 시대라고 표현한다. 뒤처질까 봐 끊임없이 달리지만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인 시대,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성공법칙과 자기계발에 몰두하며 자신의 속도를 살피지 못하는 시대. 저자는 책에 시작에서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이 시대 속에서 여러분은 스스로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나요?"



내 인생을 바꾸는 사소함의 힘


저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 10년간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21가지 마이크로 리추얼을 소개하고 독자들이 실제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마이크로 리추얼'(Micro Ritual)아주 작은 것을 의미하는 '마이크로'사소하지만 꾸준히 했을 때 삶의 변화를 불러오는 의식적인 습관을 의미하는 '리추얼'을 합친 단어이다. 단순히 매일매일 해야하는 루틴이라기보다는, 몸에 밸 만큼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 행위들이다.


예를 들면, 하루 2~3분 아주 짧은 거리를 걷는 마이크로 산책,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누군가가 떠오르면 생각나는 즉시 카톡하기, 나를 미소짓게 만드는 것들을 떠올리며 하는 아침 미소명상 같은 것들이다.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간단한 습관들이 러닝머신 같은 삶 속에서 나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저자는 이렇게 사소한 것들을 강조하게 되었을까? 10년간 약 4만 4000명의 내담자를 만나면서 다음과 같은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의외로 인생은 아주 사소한 것 때문에 무너지지만, 또 아주 사소한 것 덕분에 변화한다."



독자를 움직이는 리추얼레시피


필자가 생각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리추얼레시피'를 통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주고 내 삶에 적용하게끔 한다는 점이다. 책의 곳곳에 있는 '리추얼레시피' 코너는 구체적인 리추얼 방법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집에 들어왔을 때 내 마음을 안락하게 하는 것/ 불편하게 하는 것' 같은 질문을 통해서 독자가 스스로 자신만의 리추얼을 찾아가게 돕는다. 펜을 들고 책에 있는 질문들에 직접 답을 적어 가면서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필자는 집에 들어왔을 때 내가 신을 슬리퍼가 신발장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껏 피곤한데 방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아침에 급하게 벗어둔 슬리퍼를 찾지 않아도 되고, 집이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정말 사소한 것이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에게 기쁨을 선물해 주기 위해 나만의 마이크로 리추얼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어서 잊고 나가버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이 기억해서 나가기 전에 슬리퍼를 정돈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정돈된 슬리퍼 자체가 주는 작은 기쁨도 있지만, 내가 무언가를 매일 같이 해냈다는 성취감이 정말 컸다.



5분도 안 걸리는 마이크로 리추얼들이 모여서 불안함에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나를 만들어준다. 정말 사소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인생에서 크게 넘어지고 좌절하는 순간, 이러한 마이크로 리추얼이 여러분이 다시 일어나서 회복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되어 줄 지도 모른다. 기사를 읽는 독자들에게 마이크로 리추얼의 힘과 사소함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는 용기를 전하고 싶다.




출처:

장재열. (2024). 마이크로 리추얼 - 사소한 것들의 힘.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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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26 22: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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