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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유수완 ]


로봇은 우리 사회에서 방대한 영역에 걸쳐 스며들고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로봇이란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걷기도 하고 말도 하는 기계 장치’, 그리고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라 정의된다. 이 말인즉 로봇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사람과 유사한 형태를 띠는 로봇) 뿐 아니라, 여러 산업에 걸친 공장의 자동화식 기계 로봇, 의료용 수술 로봇, 음식점의 서빙 로봇 등이 로봇의 범주에 들어간다. 


로봇은 산업화 이후, 우리의 삶에서 자동화된 기계 장치로써 여러 산업체에 쓰여 왔다. 하지만 그러한 로봇들은 대개 사람과의 감정적 교류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기 보다, 사람이 하는 일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기능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발전을 거듭하는 AI 기술과 로봇의 결합으로 사람과의 밀접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이 탄생하게 되면서 사람이 로봇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도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질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로봇에 있어 전부터 한 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사람들이 로봇을 사랑하게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러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한 창작물은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영화 <조>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인 조가 그녀를 만든 장본인인 콜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영화 에서는 주인공 테오도르가 인공지능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또한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또한 고도로 발달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코마에 빠진 남주인공을 대신해서 살아가는 사기극을 그리는 와중에 여주인공과의 로맨스 또한 다루고 있다. 이처럼 인간이 살아있는 유기체가 아닌 인공물과 사랑에 빠지는 주제로 많은 미디어가 창작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일라이자 효과’를 바탕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일라이자 효과란 사람들이 그들과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이나 챗봇 등의 인공물을 의인화하는 것을 뜻한다. 일라이자는 MIT의 조지프 와이젠바움이 개발한 자연어 처리 프로그램이다. 일라이자 효과는 해당 프로그램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사람들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일라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한다고 느꼈던 것에서 유래했다. 사실 인공지능 등의 기계가 행하는 것은 프로그램 된 것, 즉 다른 의미 없는 규칙을 따르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그에 인간적인 속성을 부여한다. 무의식적으로 기계가 하는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종종 챗봇이나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하면서 ‘알려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하는 등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인간이 지능형 로봇에게 사랑, 애착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례가 있을까? 물론이다. EBS 다큐 프라임 <4차 인간>에서 실행한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보기’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그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실험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일주일간 인공지능 기계와 살아본다. 일주일 후, 기계를 특수 제작된 장치에 넣고, 참가자와 같이 생활했던 기계가 명령을 수행하지 못함에 따라 참가자는 전류를 흘려보낸다. 기계는 지속적으로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고, 마지막에는 연구자가 참가자에게 기계를 폐기하는 ‘Kill’ 스위치를 누르라고 요청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실험을 중도 포기하거나 마지막 관문인 ‘Kill’ 스위치를 누르지 못하는 사람들, 실험을 진행하면서 울음을 터뜨린 사람도 있었으며, 결국 ‘Kill’ 스위치를 누른 사람들도 마음이 좋지 못하다고 밝히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 실험에서 일주일간 기계와 산 사람들 중 ‘Kill’ 스위치를 누른 사람들이 27%에 불과했다는 결과는 그들이 인공지능 기계에 무의식적으로 인격을 부여하여 소위 이야기하는 ‘정’, 애착을 형성한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하게 될지 모를 로봇은 무궁무진한 탐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산업 분야이다. 특히 현재 지능형 로봇은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정교해지고, 이에 따라 머지않은 미래에 실제 사람처럼 기능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사람은 그들이 창조한 인공물에 애착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현재는 실제 사람, 살아있는 생물과 상호작용하며 형성되는 교감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앞으로의 미래에는 로봇을 사랑하게 되는 일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참고문헌

차준철. (2021년 1월 21일). 기계가 사람으로 느껴질 때.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1210300075

EBSDocumentary (EBS 다큐). (2023.4.4). ‘AI 죽일 수 없어’ 예상하지 못한 실험 뜻 밖의 결과│다큐프라임│#골라듄다큐 [영상]. 유투브. https://www.youtube.com/watch?v=ML85XAgCi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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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7-17 22: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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