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
[한국심리학신문=신지아]
음식에 담긴 심리학?
저는 화나는 일이 있으면 저녁으로 무조건 불닭볶음면을 먹습니다. 매운 걸 먹으면 왠지 기분이 풀리는 것 같고 화가 잠잠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우울할 땐 초콜릿을 먹기도 합니다. 이렇게 음식은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충전하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해 줍니다.
그럼, 음식으로 어떻게 기분이 바뀔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음식에 담긴 심리학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달고 짜고
2018년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율리아 라이헨베르거 (Reichenberger)와 동료들은 독일 대학생을 대상으로 배고픔과 음식에 대한 욕구의 관련성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습니다. '지금 얼마나 배고픈가요?', '지금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어느 정도인가요?' 등의 질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진은 아침 식사 이후부터 저녁까지 이들의 배고픔과 식욕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결과는 배고플수록 식욕도 왕성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점심과 저녁때 가장 배가 고팠고, 이에 따라 식욕도 높았습니다. 식사 후에는 배고픔과 식욕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죠. 여기까지는 상식적인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예외적인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음식을 짠맛, 단맛, 채소류 등으로 분류하고 얼마나 배고프고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실험 참여자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늦은 시간이 될수록 짠 과자와 달콤한 음식은 배고픔과 관련 없이 더 먹고 싶어진다고 나타났습니다.
위와 같은 욕구는 배고픔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오후 10시처럼 자정 시간에 달고 짠 음식을 먹고 싶은 이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자기 통제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몸에 좋지 않고 살이 찐다는 이유로 음식 섭취를 참는 힘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이죠.
그러나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당신이 자꾸 진짜 먹는 속마음'의 저자인 미국의 심리치료사 도린 버추에 따르면 짠 군것질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대개 스트레스, 분노, 불안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음식을 죄책감 없이 편하게 먹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미국 건강심리학 저널에 따르면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짠맛에 대한 갈망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소금을 섭취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의 양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내 인내심은 탄수화물에서 나온다
평소 우울한 경향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기도 합니다. 실제 실험에서 탄수화물 식품을 먹고 난 다음 혈액 검사를 해보니 혈액 속에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증가했는데요, 이는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 기분이 좋아지게 되는 것이죠.
반면에 기분이 안 좋다고 단것을 많이 먹게 될 경우 코르티솔 호르몬이 떨어지게 됩니다. 단맛의 식품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질지 몰라도 단기적인 효과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우울할 때는 초콜릿보다 빵을 먹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2018년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음식을 먹었을 때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인 도파민이 두 번 방출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12명의 건강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맛있는 음료와 맛없는 음료를 마시도록 한 뒤 뇌의 움직임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자 음식을 섭취할 때 한 번 도파민이 분비되고, 한 번은 음식이 위장에 닿았을 때 분비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총 두 번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음식에 담긴 심리학을 알아보았는데요, 앞으로 이 지식을 활용해 내 기분에 따라 알맞은 음식 섭취를 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1) YTN 사이언스 [생각연구소] 음식에 담긴 심리학의 비밀 2019.08.28 https://m.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1908281712429088
2) [이동귀의 심리학이야기] 스트레스 심하면 짠 음식, 외로우면 단 음식이 당긴대요, 2019.12.27, https://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6/20191226003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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