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
[한국심리학신문=신지아]
당신은 엘리베이터를 타면 어느 위치에 있나요?
귀가하는 당신, 10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층 버튼을 누른 후 어디에 서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보통 가장자리에 딱 붙어있지 않나요? 사람이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벽 쪽으로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공간의 심리학> 저자 바바라 페어팔에 따르면 이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고 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으로 향하며, 위험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공간을 피합니다. 또 우리는 친밀한 사이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경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하더라도 공간과 시간에 따라 허용 거리가 바뀌기도 하죠. 동물처럼 허락 없이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는 타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리적 '거리 두기'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 숨어있는 공간 심리학
과제를 하기 위해 카페에 들어간 순간 어디에 앉아야 할지부터 빠르게 스캔합니다. 창가에 빈자리가 있으면 바로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때 옆자리까지 비어 있다면 더 즐겁습니다. 이는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여러 심리적 요인이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 진화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맹수를 경계하고, 외부의 적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던 과정에서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거나 불편해하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창가 선호 현상은 카페나 비행기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하는데요, 직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창가 자리에 책상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몸이 오랜 진화 과정에서 햇빛 효과를 체득한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감정을 안정시킬 뿐 아니라 생활 리듬, 호르몬 분비와 체온에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환경 심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물에 많이 노출될수록 사람들의 긴장감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간을 잘 활용하려면
책상 위가 어지럽고 산만하면 심리적 불안과 정신적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집니다. 물건이 규칙 없이 널려 있다면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발상에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반복되는 일상인 업무나 공부에는 오히려 방해됩니다.
심리학자 셰리 벤턴 박사에 의하면 집안이나 자동차 안, 사무 공간 등이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주변 환경에 압도되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연구팀은 개인·사회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어수선한 집에서 생활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감을 쉽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우울증의 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물건을 정리하지 않는 행위인데요, 이는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을 더욱 가중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합니다. 그 때문에 자신의 정신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면 일단 나의 주변부터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욕실은 물건이 많고 불필요한 것이 놓여있을 확률이 높으니 쓰지 않는 제품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침실은 하루의 피곤을 해결하는 가장 소중한 공간이므로 주변 물건을 수납장 안으로 모두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깔끔한 사무 공간을 유지해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출처
1)정영현 기자, "[책꽂이-공간의 심리학] 나는 왜 창가 자리가 좋을까", 2020.05.15,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1Z2RF52YI0
2) 문세영 기자, "정돈된 공간, 불안-스트레스 감소시켜", 2018.03.21, 코메니닷컴, https://kormedi.com/1226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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