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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장동우 ]

 

최근 며칠간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전쟁을 반대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사정 없이 밀어붙이고, 민간인에게 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가 러시아의 독단적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응원과 지원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침공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전쟁은 점점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보며, 평화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평화로웠던 시대는 끝난 것일까? 어떻게 하면 세계가 더욱더 평화로울 수 있을까? 오늘의 주제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세계 평화와 관련된 것이다.


 


전쟁하는 국가


러시아는 대외적으로는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며 사실상 푸틴 독재국가나 다름없다. 푸틴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언론은 탄압받고, 투표율 조작이 일어나기도 한다. 중국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의 권위주의 국가인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처럼, 20세기 이후 벌어진 전쟁은 모두 권위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국가, 또는 권위주의 국가끼리 벌어졌다. 전쟁이 아니더라도, 지역평화나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국가를 떠올려보면 대부분 권위주의 국가일 것이다. 



경험적 데이터 분석


그렇다면 정말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지 경험적 데이터(데이비드 싱어, Correlates of War Project)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간 전쟁으로 한정해 1816-1991년 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민주주의 국가 간의 전쟁은 한 건도 없었고, 198건의 비민주주의 국가(권위주의 국가)간의 전쟁, 155건의 민주주의 국가와 비민주주의 국가의 전쟁이 있었다. 보다 최신의 자료(김형민, ‘군사분쟁과 민주주의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2013)를 봐도 결과는 같다.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국가의 어떤 특징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민주평화론


첫 번째는,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가지고 있는 ‘규범’ 때문에 평화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체제는 국내 집단들 간의 갈등을 협상, 타협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규범을 가지고 있고, 정치 지도자들도 이러한 규범을 수용하도록 한다. 외교정책에서도 협상과 타협 정신이 반영되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은 강제와 폭력, 갈등을 정당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정치 환경에서 사회화 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도 강제와 폭력을 통한 분쟁 해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민주주의 체제의 ‘제도적, 구조적 제약성’ 때문이다. 지도자는 민주주의의 제도적 특징인 견제와 균형, 여론의 역할, 권력의 분산(삼권 분립) 등으로 인해 군사적 결정을 일방적으로 내릴 수 없고, 위험한 정책을 선택하려면 광범위한 여론의 지지가 필요하게 된다. 또한 야당의 견제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 따라서, 지도자는 정책 결정에 있어 손익 계산에 민감하고, 군사/외교 정책 결정의 파급효과나 정치적 비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 회피적인 선택을 통해 안정을 유지하고자 한다. 반면에 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는 이러한 구조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고, 견제 세력이 적기 때문에 독단적인 결정이 자주 발생한다.



민주평화론이 완전한 이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희망적인 발견을 통해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는 있을 것이다. 전쟁으로 고통 받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하며 기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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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J. David Singer, "Correlates of War Project".

김형민, "군사분쟁과 민주주의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2013.

Zeev Maoz & Bruce Russett, "Normative and Structural Causes of Democratic Peace, 1946-1986," The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87 (September 1993), pp.624-638.

Kenneth A. Schultz, "Do Democratic Institutions Constrain or Inform?" International Organization 53 (Spring 1999), pp.233-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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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3-17 0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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