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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편지희 ]



우리나라의 장애인 비율은 왜 낮을까?


우리나라 사람을 100명이라고 할 때, 장애인은 몇 명을 차지할까? 2020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출현율은 5.4%이다. 즉 전 국민 100명 중 5명이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독일의 장애인 출현율은 독일은 21.8%, 영국은 21%, 호주는 17.7%, 미국은 12.7%, 스웨덴은 13.1%로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인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장애인 출현율은 매우 낮다는 걸 알 수 있다. 왜 유독 우리나라 비율이 낮을까? 정말 장애인 수가 적기 때문일까?

 


장애의 '의료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


그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의 ‘장애 등록 범주’가 좁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장애인을 인정하는 제도가 다른데,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장애를 등록할 수 있는 범주가 좁다.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법상 15가지 유형의 장애 범주를 인정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의료적 모델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적 모델은 ‘손상’에 초점을 맞추어 장애를 개인의 손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이에 비해 사회적 모델은, 장애를 사회의 잘못으로부터 생기는 사회적 억압(차별)으로 바라본다. 즉 장애란 개인의 손상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차별과 제약을 받는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장애인 비율이 높은 해외 국가의 장애 범주는 어떠할까? 한 사례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이하 ADHD는 우리나라에서 장애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장애 등록이 불가능하나, 캐나다를 포함한 기타 선진국에서는 ADHD가 분명한 장애로 인정된다. 다수의 선진국과 달리, 이러한 정신장애 상의 이유로 장애 등록이 가능하고 그 범주 또한 광범위하다.


또한 오늘날 흔히 존재하는 ‘비만’은 미국에서 장애로 인정되고 있다. 미국은 장애인법에 따라, 병적인 비만을 장애로 인정하고 있으며, 암 환자와 알코올 중독자까지도 장애로 바라본다. 또한 스웨덴은 해외이민자까지도 장애로 인정하고 있다.

 


'다름'에 대한 인식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선천적 장애보다 후천적 장애가 많다는 말, 우리가 흔히 어릴 적부터 듣고 배우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앎과 실제 인식은 같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장애란 ‘다름’ 그 자체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외국에서 장애는 넓은 범주에서 개인의 다름 자체로 인식되지만, 우리 사회에서 장애는 여전히 나와는 별개의,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장애인의 삶의 지표


장애인은 경제적 지표뿐 아니라 정신적 지표에서도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고 행복도는 낮은 편이라는 연구들이 있다. 나아가, 장애로 인해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 외로움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실제로 장애인과 장애인 간 삶의 만족도의 격차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증대했다. 국립재활원의 연구 결과, ‘코로나19 전후 삶의 만족도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1.3배로 높았고,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 또한 장애인이 8.5%P 높게 나타났다.

 


"다른 것이 특별한 것이 되지 않게"


단지 장애라는 이유로 한 사람의 삶의 지표에는 차별과 격차가 만들어진다. 장애가 삶의 격차, 외로움과 이어져 있다는 결과는 사회로부터 문제의 본질이 기인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누구든지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것과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자신의 소극적인 성격, 가정환경, 취약한 분야에서의 단점까지 다양한 특징들 말이다.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서는 장애라는 다름이 특별한 무엇, 비정상적인 것으로 비추어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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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박진영. (2020). [박진영의 사회심리학]거리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 동아사이언스.

한국장애인 고용공단 고용개발원. (2020). 한눈에보는 2020 장애인 통계.

Branco, C., Ramos, M., & Hewstone, M. (2019). The association of group‐based discrimination with health and well‐being: a comparison of Ableism with other “isms.” Journal of Social Issues.
Suh, E. M., Prieto, C. K., Diener, R. B., & Tay, L. S. (2010). Unhappiness in South Korea: Why It High and What Might be Done About It. 한국심리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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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09 17: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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