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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전예은 ]


기억은 우리에게 과거를 꺼내보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기억이 정확히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억은 우리의 경험을 그대로 담는가? 혹 때로는 왜곡되진 않는가? 기억을 경험의 복사체라 하기에는 떠오르는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기억은 그저 우연히 우리 머릿속에 입력되어 가지게 되는 능력인지, 기억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는지 알아보자. 더불어, 기억이 때로는 어떤 오류들을 낳는지 알아볼 것이다.


기억이란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인출해서 사용하는 능력이다. 기억은 세 가지 작용을 거쳐 일어나는데, 우리가 지각하게 되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기억으로 변환하는 과정인 '부호화', 부호화된 기억을 시간이 지나도 유지하는 과정인 '저장', 저장해두었던 정보를 다시 불러오는 '인출'이 그 세가지다. 부호화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가장 효율적이라고 불리는 두 가지는 의미 부호화와 시각적 심상 부호화이다. 의미 부호화는 이미 자신의 기억에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통해 기억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나나가 무엇인지 학습하고 기억할 때, 기존에 알고 있던 동일한 과일 종류인 '사과'를 통해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편, 시각적 심상 부호화는 새로운 정보를 심상화하여 기억하는 것이다. 가령, 시험문제로 기억의 세 가지 작용과정을 적으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면, 교수님의 PPT에서 기억의 세 가지 작용을 설명하는 슬라이드에서 박스 세 개가 있었던 이미지를 기억해 내어 시험문제를 푸는 것이다. 


기억 저장 또한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바로 감각 기억, 단기 기억, 그리고 장기 기억이다. 감각 기억은 감각 정보를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유지하여 저장하는 기억이다. 단기 기억은 비감각적 정보를 몇 초 이상은 지속시켜주는 기억 방식이다. 감각기억 중 주의집중을 받은 정보만이 단기기억으로 이동하고, 단기기억에서도 정신적 조작을 받아 이동한 기억이 장기기억이 된다. 장기기억의 정보 유지 기간은 매우 길다. 짧게는 수 분부터 시작하여, 수십년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게 된다. 마지막 단계인 인출은 저장된 정보를 다시 회상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는 기억의 일부분의 내용을 빠뜨리거나, 때로는 원래의 기억에 어떠한 것을 첨가하며 기억을 왜곡시키곤 한다. 기억의 내용을 빠뜨리는 경우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망각이 일어나는 '일시성'이 있다. 휴대폰 번호를 바꾼 후에 원래 사용했던 휴대폰 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일시성'의 경우다. 부주의로 인해 건망증처럼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을 '방심'이라 하는데,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해 정보가 제대로 부호화되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억해내려 노력하지만 인출하지 못하는 경우를 '차단'이라 일컫는다. 차단은 특히 사람이나 장소의 이름에서 종종 일어난다. 원래 기억하고 있던 내용에서 또 다른 내용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종류로는 '기억 오귀인', '암시성', '편향', '집착'이 있다. 기억 오귀인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소위 말하는 정보의 '출처'를 잘못 기억하는 것이다. '데자뷔 현상'이라고도 불린다. 암시성이란 외부에서 온 정보를 자신의 기억으로 통합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유년 시절 길 가다가 부모를 잃은 장면을 시청한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혼동하여 기억하는 것이다. 편향은 쉽게 말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기억하는 것인데, 현재의 지식과 신념 혹은 감정이 기억을 왜곡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집착은 우리가 잊고 싶어하는 기억에 대한 침투적 회상이다. 우리는 잊으려고 애를 쓰며 그 기억을 계속 끄집어내지만, 기억을 끄집어낼수록 더 잊지 못하는 집착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억은 자신마저도 속일 때가 있고 자신이 원하는 목적이나 상황에 따라 기억이 왜곡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단순히 경험이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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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aniel L. Schater, Daniel T. Gilbert, Matthew K. Nock, Daniel M. Wegner, 심리학입문, 시그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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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4-15 22: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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