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
[The Psychology Times=최지우 ]
Carpe diem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명대사이자,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살면서 이 말을 모두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를 즐기라는 말이, 추상적이고도 붕 뜬 표현 같아서 원래는 잘 와닿지 않았다. 현재란 정확히 무엇이고, ‘현재를 산다’는 말은 또 무엇일까.
심리학 관련 도서나 영상들을 보다 보면, 현재를 살지 않고 과거나 미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필자 또한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자와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상담을 통해 많이 나아졌기는 하지만 아직도 현재를 사는 건 어렵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 같았다가도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마음의 건강을 위해,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들이 필요할까.
오직 현재만이 존재할 뿐이다
과거는 지나가버리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현재만이 지금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과거나 미래에서 살곤 한다. 과거의 일을 생각하며 후회하거나 가지 않은 길을 상상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거나 일어나지도 않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힘들어한다.
그러나 우리가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현재뿐이다. 과거를 후회한다 해도 과거는 그 자체로 존재할 뿐 바뀌지 않고, 오지 않을 미래를 상상한다 해도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가보지 않은 길은 가보지 못했기에 더 좋을 거라고 생각되는 것뿐이지, 실제로 그 길을 간다 해도 생각만큼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걱정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매우 적고 그 일이 닥쳤을 때 생각해도 늦지 않다.
어느샌가 과거와 미래로 달아나 있는 마음을 현재로 돌아오게 할 때 도움이 되었던 책의 구절을 첨부한다.
“멀리 있는 대상은 육안으로는 축소되어 보이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면 확대되어 나타난다. 현재만이 진실하고 현실적이다. ... 그 때문에 우리는 현재를 항시 명랑한 기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직접적인 불쾌감이나 고통이 없는 그런대로 견딜 만한 자유로운 시간은 일부러 그 자체로 즐기는 것이 좋다.”
너무 좋은 일이 잇따라 일어났던 적이 있다. 그때는 예상하지도 못했던 좋은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그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왜 불안하게 좋은 일들만 일어나지, 불행의 전조증상인 거 아니야?’ 하고 지레 걱정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위의 구절을 읽고 나서는 좋은 일이 일어났다면 그 자체로 즐기기로 결심하고 진심으로 누리고자 노력했다. 미리 걱정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기 때문이다.
바꿀 수 없는 것에 마음을 쓰기보다는, 내가 바꿀 수 있는 현재에 집중하며 하루하루 살아가자. 상황 그 자체보다는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점점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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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쇼펜하우어, (2023),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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