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은
[The Psychology Times=김시은 ]
지독한 경기 불황과 고용 불안정 속에 취업준비생들의 불안은 커지고 걱정은 깊어집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적인 취업자 수와 고용률은 올라가고 있지만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게 청년층에서는 고용률이 줄었다고 합니다. 청년 취업자와 실업자가 줄어들며 자연스레 경제활동참가율 지표도 줄었습니다.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취업준비생은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고 싶어 추석에 고향에 방문하지 않기도 합니다. 애초에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취업하지 않는, 그냥 쉬는 청년층을 의미하는 니트족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취업한다는 게 힘든 일이란 걸 압니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구조의 중심에 자리해야 하는 청년이 적재적소에 위치하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는 것은 일종의 낭비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누구보다 답답한 건 우리들, 청년입니다.
무한 경쟁 시대 속에서
대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하지만 동시에 자연스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잠재적인 취업준비생입니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겪는 생활 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취업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지독한 경쟁 사회에 태어나 경쟁자보다 한 줄의 이력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이 악물고 노력합니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 경제적 여유를 위한 아르바이트도 하고, 관심 분야에 대한 깊은 탐색을 위해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공모전을 나가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대외활동을 알아보고, 인턴처럼 직업 희망 분야와 유사한 실무를 직접 경험해 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자들 보다 더 경쟁적인 요소를 갖춰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스트레스의 유형 - 유스트레스와 디스트레스
한스 셀리에는 스트레스를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는데, 유스트레스와 디스트레스로 나누어집니다. 유스트레스(eustress)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특정 과업을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말합니다.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는 “이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우리는 불안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과도한 불안은 일상에 지장이 있지만 적정 수준의 불안은 좋은 성과를 도출하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유스트레스는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통해 성취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와 반대로 디스트레스(distress)는 부정적인 스트레스로 신체적, 감정적 문제까지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받는다고 느끼는 스트레스로 특히 자신의 목표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본인을 혹사시킬 때 일어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길어지는 준비 기간과 연이은 불합격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의 부족함을 꾸짖으며 디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으로는 개인의 성격, 자기효능감, 문제 대처 방식과 같은 내적 대처 자원이 있고 긍정적 대인관계, 사회적 지지와 같은 외적 대처 자원이 있습니다. 우리는 평생을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으로부터 받는 물리적, 정서적 지원은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됩니다. 실질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가진 자원을 활용해 도움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를 인정해 주고 믿어주며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특수한 인간만의 능력입니다. 우리 주변에 누군가 힘든 사람이 있다면 지지를 제공하는 것을 통해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소 주변에서 제공하는 사회적 지지가 높은 사람일수록 취업 스트레스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낮다고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회적 지지가 낮은 사람의 경우엔, 취업 스트레스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즉, 사회적 지지는 취업 스트레스로부터 행복을 보호해 줍니다.
청년들이 겪는 취업 스트레스는 더 많은 일자리를 보장받는 단순한 방식으로도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취업 스트레스를 포함하여 무수한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는 인간에게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대처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지구상 유일한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 ‘행복’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평소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지지를 제공하길 바랍니다.
지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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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병국. 2013. 여가활동 참여가 스트레스 해소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가? : 유스트레스(eustress)와 디스트레스(distress)를 중심으로.
조혜정. 2013. 대학생의 취업스트레스가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 :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 한국청소년연구 제24권 제1호. p.155~184
이남영. "잔소리 피하려... 추석연휴 눈치보며 열공한 '취업준비생'들". 영남일보. 2023.10.04. 잔소리 피하려…추석연휴 눈치보며 열공한 '취업준비생'들 (yeongnam.com)
최예지. "그냥 쉰 청년.30대, 올 상반기 70만명 육박". 아주경제. 2023.09.30. 그냥 쉰 청년·30대, 올 상반기 70만명 육박 | 아주경제 (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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