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현
[The Psychology Times=한소현 ]
봄미디어 김도담책표지_출처 예스24
우리는 살면서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제가 한 가장 최근의 선택은 점심 메뉴 선택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께서 내린 선택에 대한 결정에 비교적 만족해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그런 편이긴 합니다. 대부분 후회스러운 일들을 앞두고 ‘시간을 돌려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하고 자신을 위로하고는 합니다.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 선택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이솝 우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우와 신포도’에 등장하는 여우의 ‘합리화’가 그 예입니다. 여기서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길을 걷던 여우가 포도나무에 매달려 있는 포도를 먹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나무의 높이가 너무 높아 손이 닿지 않습니다. 결국 여우는 그 포도 먹기를 포기합니다. “에이 저 포도는 분명 신포도 일 거야’ 라는 말과 함께…
여우는 ‘포도 먹기 포기’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합리화’라는 전략으로 미련을 버립니다. 이 글을 읽고 누군가는 합리화라는 태도가 좋은 것이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에서 여러 차례 자신이 내린 잘못된 선택에 대해 후회를 넘어 집착하게 되어 자기 자신을 괴롭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이때 발상의 전환을 통해 깔끔하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선택지가 문제였다 하고 해당 상황을 마무리 짓는 것도 정신 건강을 지킬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앞서 언급한 ‘시간을 되돌려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라 생각하는 제 태도도 어찌 보면 합리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 전략이 과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데 꽤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선택에 대한 마음가짐으로는 ‘사후 결정 부조화(post-decision dissonance)입니다. 최정우 선생님 저서 ⟪말의 진심⟫에서는 사후 결정 부조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일단 결정을 내린 후에도 그 결정에 대한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런 불안감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 내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 데 도움되는 정보만을 찾는 심리.’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이 사후 결정 부조화를 자주 경험하고는 합니다. 저도 주식을 하면서 이를 자주 경험합니다. 주식 매수를 고민하다가 결국 매수를 포기했는데, 해당 주식이 상승세를 보이자 ‘내가 샀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야’, ‘내 형편에 그 주식을 샀으면 지금 더 배곪으며 살아야 했을 거야’라 곱씹으며 계속 주식 흐름을 확인하고 통장 잔고를 확인하곤 합니다. 결국 제 마음을 편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 행위가 ‘사후 결정 부조화’입니다. 많은 전문가는 지나치게 사후결정 부조화를 느끼는 것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가중시킨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겪을 때도 합리화를 통해 벗어나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떨쳐내고 여우처럼 합리화를 통해 깔끔하게 잊는 것이 우리의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원상태 그대로 돌려놓을 수 없습니다. 비록 우리가 내린 선택이 가져온 결과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선택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내린 선택을 반면교사 삼아 이후에 더 성숙하고 좋은 선택을 하면 됩니다. 이러한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해본 사람과, 안 해 본 사람, 그리고 후회를 극복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인생 내공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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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정우(2023). 말의진심. 밀리언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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