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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조수빈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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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약을 구할 수 있다고?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약물을 구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뉴시스 기자의 "SNS 파고든 마약...8분이면 누구나 구매 가능했다."에 따르면, 기자가 직접 SNS를 통해 약물 구매를 시도해 본 결과, 구매 직전까지 단 8분이라는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등과 같은 사이버 공간의 발달과 해외 유통시스템의 발달로 인해 약물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쉬워졌고, 10대~20대의 젊은 층까지도 쉽게 약물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약물 중독, 범죄일까? 질병일까?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 따르면, 마약 중독은 '물질남용장애'라는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아래와 같은 11가지의 진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①의도한 것보다 더 많이 혹은 더 긴 기간 동안 물질을 복용한다.

②물질의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싶지만 관리가 되지 않는다.

③물질을 구하거나 사용하거나 사용 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④물질 사용에 대한 갈망과 충동이 있다.

⑤물질의 남용으로 인해 직장, 집,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

⑥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물질 사용을 지속한다.

⑦물질 사용으로 인해, 중요한 사회적, 직업적, 오락적 활동을 포기한다.

⑧위험에 처하더라도 물질 사용을 지속한다.

⑨물질로 인해 신체적 혹은 정신적 문제가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물질 사용을 지속한다.

⑩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물질이 필요하다. (내성)

⑪더 많은 물질 사용으로 완화할 수 있는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DSM-5 물질남용장애


약물의 남용은 개인의 건강과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며, 극심한 경우에는 개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재발을 방지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빠른 치료개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사회는 중독자의 치료보다 처벌에 더 중점을 두는 분위기이다. KBS 뉴스, “‘약’한 사회, 마약을 말하다”의 김용덕 기자에 따르면, KBS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약 94%이며, 그중 약 93%의 응답자가 마약에 대한 처벌 수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현 정부는 체계적 치료보다는 수사와 처벌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행 사법 체계에서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은 중독자 본인의 몫으로 두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재범률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형사사법을 치료 수단으로서 제안하는 치료적 사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피고인에게 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치료 여부를 감시하며, 재범률을 감소시키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제도를 통해, 치료에 대한 도움을 받은 사람의 수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더하여 마약 중독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나 치료 재활 공동체도 턱없이 부족하다. KB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지정 병원 중 인천참사랑병원과 국립부곡병원 두 곳에서만, 97%의 약물 중독치료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 미국에서 많은 치료 재활 공동체를 통해, 중독자의 단약을 도모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 존재하는 재활시설은 단 네 곳뿐이라는 것이다.



중독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옳고 그름에 대한 경각심을 새기기 위해서 처벌은 필요할 수 있다하지만 약물의 남용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약물을 찾게 만들고약물 없이는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든다따라서 중독의 감소와 재발의 방지를 위해서는 질병의 시각을 가지고 마약 중독에 접근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치료의 빠른 개입과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앞으로 전문병원이나 중독재활시설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그 숫자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체계적인 운영과 치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통이나 구매에 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되, 사용에 관해서는 처벌과 더불어 집중적인치료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김성기. (2023). [그래?픽!]수치로 보는 마약의 심각성•••마약사범 2만명 넘어. 노컷뉴스.

https://m.nocutnews.co.kr/news/6055441

김용덕. (2023). “마약, 처벌보다 치료•재활 확충해야” •••국민 의견은 ‘처벌 강화’ 압도적. KBS뉴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17626

김용덕, 최준혁, 신지수. “혼자 끊지 못하니 ‘마약’” •••치료•재활 ’없는’ 마약 정책. KBS뉴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18198

뉴시스. (2023). SNS 파고든 마약…8분이면 누구나 구매 가능했다.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510/119226360/1

성경숙. (2012). 치료적 사법의 개념과 그 적용가능성. 형사정책연구, 제23권(제4호)

정재훈. (2023). 마약중독, 특수범죄나 일탈이 아닌 ‘질환’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 팜뉴스.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1594

geralt. (2017). [사진]. pixabay.

https://pixabay.com/ko/illustrations/%EC%97%AC%EC%84%B1-%EC%96%BC%EA%B5%B4-%EC%99%95-%EB%94%B0-%EC%8A%A4%ED%8A%B8%EB%A0%88%EC%8A%A4-2775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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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17 08: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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