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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황세현 ]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무엇인가?


대단한 발명이나 연구를 해내 세상을 놀래키는 것, 세계적인 상을 타 개인적인 업적을 세우는 것, 혹은 돈을 매우 많이 버는 것. 이것들은 흔히 사람들이 “의미가 있는 삶”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다. 당연히 대단한 일들이며 큰 의미가 있다. 그 중에서도 "많은 돈"의 가치는 특히나 지금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른 어떤 가치와도 견줄 수 없는 최상위의 가치다. 소위 말해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심지어는 돈이 있다는 사실 (혹은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 것)로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다. 

금수저 브이로그나 명품 쇼핑 하울이 인기 있는 콘텐츠가 되고, 그러한 콘텐츠로 인기를 모았던 인플루언서가 사실은 "그렇게까지" 부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인기가 훅 떨어지거나 악플들이 달리는 현상은 돈에 관한 인식에 있어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다.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세상“이라고 농담처럼 하는 진담을 할 때마다, 또 들을 때마다 가슴 언저리가 쓰리다. 

 


우리 사회에서의 돈의 지위


Pixabay

이에 대해 조금 더 인식을 확장해보자면, 돈이 곧 인간의 인격과 능력을 판단하는 거의 단 한 가지의 잣대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 많은 애들이 성격도 좋아”, “저 사람이 버는 돈이 어마어마하니까 능력은 좋다고 봐야지“ 등의 말들이 그렇다. 우선, 두 발화 모두 상황을 일반화하고 있으며 세상에는 언제나 예외가 있음을 인정한다.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예외보다는 발화 자체를 놓고 하나씩 짚어보자. 

 

먼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이 성격이 좋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 인과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성격이 좋기 때문에 돈이 많은 것이 아니라, 돈이 많기 때문에 성격도 좋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발화의 맥락상 후자보다는 전자가 강조되는 것 같다. 부유함 자체가 인격의 척도가 된다. 

 

이번엔 두 번째 발화를 보자. 개인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능력이 언제나 출중한 것은 아니다. 능력 자체를 평가했을 때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 덜 버는 사람보다 낫지 않은 경우도 있다. 우리의 사회에서는 기회의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고, 개인이 타고나는 환경이 능력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환경을 타고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더 나은 능력을 가질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되기도 한다. 재능이나 환경을 타고난 사람들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두의 출발선 자체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 돈을 많이 버는 직업군과 그렇지 못한 직업군은 각각의 능력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직업과 능력에 차등을 둔다. 자본주의 사회가 중요하다고 외치는 일에 한해서만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경제적 구조다.

 


돈은 삶의 의미가 아닌 수단


이런 현실과 사람들의 인식을 종합하면 돈이 곧 삶의 의미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돈은 삶의 중요한 수단이 되어야 하지, 삶의 의미가 되면 안 된다. 


돈은 부족하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매우 큰 요인이지만, 생존과 유희에 필요한 어느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그 이상의 돈은 행복의 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돈은 적당한 어느 정도까지 가지게 되면 나를 그 상태보다 더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돈과 관련한, 또는 객관적으로 엄청난 성취들이 삶을 무조건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만의 삶의 의미를 찾는 법


모든 인간의 삶의 의미이자 목표라고 할 수 있는 행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원대한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된다. 나만의 목표와 기준을 세우는 것이 좋다. 거창하게 인생의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된다. 하루하루의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면 된다. 성실한 하루들이 모여 단단한 한 달, 일 년, 십 년의 뿌리가 되어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무슨 차를 타고, 무엇을 먹는지, 어떤 집에 사는지를 너무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사실 나에게 하나도 중요치 않다. 나의 기준을 외부로 돌리지 말자. 

그렇다고 해서 타인과 아예 교류를 끊으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더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그들과 더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나는 나 자신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만나고, 그들의 말을 더 많이 듣고, 나의 의견을 더 많이 말하자. 소통과 교류는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가치를 정립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인격과 존엄은 가치 평가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오직 구매력만이 가치 평가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이것에 순응하지 않을 수 있다. 개인은 그저 사회의 한 구성원일 뿐이다. 개인이 사회에 순응해야 하는 것은 모두가 함께 정한 법과 규칙에 한해서이고, 사회가 매긴 가치의 기준에는 나를 끼워맞출 필요가 없다.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이며 삶의 의미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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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22 11: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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