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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한희 ]


최근 국내, 국외를 불문하고 ADHD를 문제로 정신과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사실 그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강박장애 등 증가하지 않은 정신 질환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정말 현 사회는,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인가? 그중 ADHD가 증가하는 현상에선 더욱 첨예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ADHD는 신경발달장애의 일종으로, 환경적 요인보다는 주로 선천적이고 유전적인 뇌 발달 지연으로 인해 나타난다고 연구되어왔다. 그런데 최근, 성인 ADHD로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는 사람이 이상하리만치 많아진 것이다. 본래 아동의 병이라 여겨졌던 ADHD가 어른의 병이 된 배경이 무엇인가? 우선 아동과 비교되는 성인 ADHD의 대표적인 특징부터 소개하겠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성인 ADHD가 뭔데?


첫째, 산만하고 과잉활동을 하는 것이 아동기 ADHD의 특징이라면, 성인 ADHD의 경우에는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집중력이 떨어져 문제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둘째,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잦으며,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 불안이나 우울 같은 정서적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정서적 스트레스는 대인관계에서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ADHD적 성향이 강한 성인은 집중력과 실행 기능의 저하로 인해 잦은 이직과 실직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충동성은 중독행동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ADHD적 성향이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발생시켜 개인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이 검증되기도 하였다. 성인이 ADHD 성향이 강하면 자신이 사회적 상황에 노출된다는 것을 두려워하며, 사회적 상황에서 집중하기 힘들어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기 때문이다. 

 


혹시 나도?


이 같은 성인 ADHD의 급증 원인을 찾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회의 변화·출생 및 발달 과정의 문제·지식과 검사의 발달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학계는 먼저, 현대의 생활 조건 때문에 ‘ADHD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구별한다. 즉 정보 과잉으로 인해 사람들의 집중력이 저하된 것이지, ADHD는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병이기 때문에 처음에 멀쩡했던 사람이 크면서 ADHD를 새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성인 ADHD에 저명한 정신건강의학과 반건호 교수는, 성인 ADHD을 아동 ADHD의 연장선상에 놓는다. 비록 나이가 들면서 과잉행동이 줄어드는 등 증상이 달라지나, ADHD는 ‘타고난 기질’이고, 완치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성인기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ADHD가 아동만의 병이라는 오해가 풀리고, 성인을 위한 평가 척도가 개발되고, 건강보험 적용 대상도 확대되면서 진단율이 치솟은 셈이다. 

 

그러나 아직은 성인 환자의 80퍼센트 이상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정신질환 진단 기준)의 진단 기준이 충분히 성인에 맞춤화되지 않았고 의사들이 진단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약물 치료를 향한 문화적 편견도 방해 요인으로 지적된다. 

 


새로운 나


오늘날, 자기 계발서들이 베스트셀러로 각광받는 현상은 사회구성원들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일’에 집중함을 보여준다. 자유와 자아실현을 억압하는 내면의 장애 요소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DHD는 점차 배제되거나, 배양된다.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미디어를 통해 얻은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스스로를 분석하고 교정한다. 여기서 ADHD적 기질을 발견하기도 하나, 그 기질이 자기관리의 사회로부터 배제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실제로 ADHD를 진단받은 자들은 오히려 ‘진정한 나’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다. 본래의 자아를 구속하던 사회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진다. 실제로 ADHD 활동가들은 환자들에게 병도 알고 나 자신도 알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일기도 쓰라고 권유한다(《BBC News 코리아》, 2021).

 

자기 관리라는 명목하에, 자유 의지를 억압하고 심리적 족쇄를 색출하여 끊어내는 것보다, 그 족쇄를 인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그것이 ADHD를 진단받은 자들이 보여준, 진정한 나에 도달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구재령. (2024). 정신병은 왜 증가하는가: 성인 ADHD 유행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에 관하여. 문명과 경계,(8), 103-151.

안재순. (2023). 성인 ADHD 성향과 성인초기 우울 간의 관계에서 대인관계 유능성과 사회지지의 이중매개효과. 스트레스硏究, 31(1), 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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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7-12 12: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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