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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종수 ]



책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의 저자, 셰리 캠벨은 45세에 가족과 완전히 관계를 끊었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당했던 정서·신체적 학대에서 그녀는 살아남았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는 더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족과 헤어지려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그래야만 한다”가 아니라 “그래도 된다”


해로운 가족과 관계를 끊겠다는 결단은 그 어떤 결단보다 힘이 많이 들어간다. 그렇기에 가족과 더 이상 접촉할 수 없다는 경계선을 정하거나 아예 연락하지 않고 지내려면 그들과 떨어져 지내야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가족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괜찮은 선택이 아닌 지금보다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 아래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가족을 끊어낼 때 생기는 감정들


가족과 연을 끊으면 크게 두 가지 감정이 대립한다. 첫 번째는 완전한 자유로움이다. 자신을 스스로 돌볼 줄 알고 지켜냈다는 의미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불신, 수치심, 죄책감이 깔려있고 ‘이 선택이 정말 잘한 선택일까?’와 같이 끊임없이 선택에 대한 의문점들이 자신을 괴롭히기도 한다. 


왜 이러한 감정들을 느끼게 될까? 상대가 나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애정을 표현하고 웃으면서 지낼 수 있는 가족을 원하고 필요로 하지만 해로운 가족의 경우 오랜 시간 위협하고 협박하며 그것들을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인식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당신에게는 슬퍼할 권리가 있다


가족에게 마땅한 사랑을 자신에게 주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 상황에서 대처하고 슬퍼할 권리가 있다. 또한 자신을 물어뜯고,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비난한다면 그 역시도 화내고 절망할 권리가 있다. 이러한 상황만으로도 아픈 일이지만, 생존자는 가족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기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기분을 전부 억눌러야 한다는 압박감을 지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직시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치유의 시작은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느껴야만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나를 해치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방법들


‘가족과 연을 끊는다.’는 생각 자체만으로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했다고 생각해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자기혐오, 걱정, 굴욕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복합적으로 다루는 해로운 수치심은 행동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다음과 같은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고 캠벨은 말한다. ① 자존감이 낮고 끊임없이 자신을 비판한다. ② 자신의 책임이 아닌 일에 비합리적으로 죄책감을 느낀다. ③ 항상 남의 비위를 맞추려 하고 그래야만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 ④ 대체로 다른 사람을 의심하거나 믿지 못한다. ⑤ 직업과 대인관계가 진심으로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해도 만족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해로운 수치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남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는 것이다. 정서적 학대를 겪으며 살아온 사람은 의식하고 두려워한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밝혔을 때 상대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과 겁을 내는 경향이 있다. 해로운 가족 내에선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밝히면 무시하고 거부한다. 그렇기에 이들과 같이 살아온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이 지속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도와야 하는 지를 알 수 없게 되며 본인 역시 자신을 잃게 된다. 따라서 남들에게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돌볼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자기 자신과 나누는 것이다.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을 붙잡고 그 생각이 진짜인지, 근거가 있는 지를 확인한다. 그 기억이 과거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최신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등 부정적인 생각을 뒤덮고 있는 껍질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탐색의 과정이 마쳤다면, 두려움이 만든 생각을 긍정적이고 진실된 이야기로 대체함으로써 스스로를 훈련할 수 있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을 지키는 선은 정당방위이다


만약 당신이 가까운 이들로부터 힘들어 하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인생의 행복에 정신적·신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누구든지 정리해도 된다. 화가 나면 화를 내도 괜찮고, 눈물이 나면 울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더 말해 주자. 남을 위한 인생이 아닌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돌볼 줄 아는 삶을 우리는 살아가야 할 것임을




Sherrie Campbell · 제효영 옮김 . 2024.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심심. 

Liv Larsson  · 이경아 번역. 분노 죄책감 수치심 다루기 힘든 감정들과 친구 되기. 2021. 한국NVC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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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7-25 23: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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