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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서정원 ]


지난 6개월간 달려온 심꾸미 기자 활동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한 달에 2건씩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적으면 적다고도, 많으면 많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소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12건의 기사 정도는 후루룩 훑으면 금방 정독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쓰는 것도 비스무리 하겠지 싶은 마음에 부담 없이 심꾸미 활동을 지원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쓰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니, 소재가 각각 다른 12건의 기사는 엄청난 과제였습니다. 저에게 심꾸미 기사를 쓰는 시간은 한 달에 2번씩, 혼자만의 싸움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건 한 건 쓸 때마다 고군분투를 하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12건이라는 횟수가 전혀 적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기사를 써보기 전에는, 원고를 쓸 때마다 자료 조사를 한 것을 바탕으로 개요를 꼼꼼하게 짜고, 서론-본론-결론 구성에 맞추어 정석적인 글을 쓰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심꾸미 9기 지원서를 작성할 때부터 이미 12개가 넘는 기사 소재와 가이드라인을 작성해놓을 정도로 척척 준비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제출해야 하는 마감기한이 잡힌 원고 작성을 시작하니, 제 계획대로는 잘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자료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주제를 명확하게 잡는 것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먼저 소재를 선정해놓으니, ‘이 소재를 통해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습니다. 글을 통해 무얼 전달하고 싶은지가 정해지지 않으니, 글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윤곽을 잡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난관에서의 저의 탈출방법은 ‘일단 써보기’였습니다. 내 손이 가는 대로 무작정 글을 써보는 것이 그 해답이었습니다. 다들 한 번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도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누군가에게 말을 하기 시작하면 말 속에서 자신의 본심을 깨달은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제 방식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제가 글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글을 마구 적어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손이 가는 대로 쓰다 보면 그것이 결국 제 마음이 가는 방향을 알려주었습니다. 


기사를 쓴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는 계획을 먼저 짜고, 계획대로 자료조사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요했습니다. 막상 글은 한 줄도 못 적었는데 일주일 동안 개요만 붙잡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리고 진짜 원고를 작성할 즈음에는 정작 그 자료조사 한 것을 활용하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동안 들인 수고가 아깝긴 했지만, 원고를 쓰다 보니 제가 말하고 싶은 내용과 결이 다른 자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늘면서 개요 작성은 무시하고 처음부터 손이 가는 대로 일단 써보기 시작하니, 오히려 자료 조사의 방향이 바로바로 잡혔습니다. 글을 쭉쭉 진행시키면서 필요한 자료가 생겼다면 그제야 조사하고, 바로 반영해서 다시 글을 진행시키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제 마음가짐의 변화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는 평소에 계획형 인간입니다. 계획을 먼저 세우고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시켜야 마음이 덜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심꾸미 기자활동을 경험하면서 ‘계획 없이 그냥 해봐도 괜찮구나’라는 편안한 마음가짐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의 변화로 제 자신을 좀 더 편하게 풀어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을 해보지 않고서는 체험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심꾸미 활동이 참 고맙습니다.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으로 배우면서, 저에게는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이 마음을 기사로 풀어낼 수 있어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쓸 때마다 느끼던 재미를 통해, 제가 글을 통해 남들에게 설명해주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더 명확히 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심꾸미 기자 활동은 일종의 자기 발견의 시간이자, 변화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심꾸미 활동이 이제 마무리되지만 저는 앞으로도 틈날 때마다 손이 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글을 적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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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8-19 10: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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