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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사랑해 주는 누군가를 갖는다는 것 - : 1년이 흐른 현재의 나는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는가
  • 기사등록 2024-08-22 0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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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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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만 느껴졌던 반년이 어느덧 훌쩍 지나갔다. 그 말인즉슨, 내가 심꾸미 활동을 연장해 온 지도 어느새 1년이 훌쩍 넘었음을 뜻하기도 했다. 

과거 이맘때의 나는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었더라? 과거의 나는 스스로의 미래, 장래 계획에 대한 열정과 열의가 가득했고, 그래서 꿈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의 나는 어떠한가? 


현재의 나는 과거와는 조금 많이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내 마음과 정신이 과거와는 많이 다른 상태라는 것을 스스로부터가 느끼고 있다. 나의 성공만을 바라며 그것에 급급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1년간의 내가 심리를 공부하고 많은 지식들을 쌓으며 정보를 습득하고, 수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가치관에 변화를 가지게 되었던 것일까? 어쩌면, 나조차도 설명하지 못하겠는 그런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현재의 나는 졸업예정자 신분에, 취업 준비를 하는 '취준러'로서, 안정적일 수 없는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1년 전의 나보다도 마음이 풍족하고, 스스로가 안정된 상태라고 느끼고 있다. 왜일까를 생각해 보니, 답은 금방 나왔다. 

'심리학'을 더 가까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빈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인문학이라는 학문 특성이 원체 그러하지만, 그중에서도 '심리학'이란 학문은 참 오묘하면서도, 신비스럽고, 그래서 더 어려우면서도 대단한 학문이다. 심리학만큼, 인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과학적인 측면으로도, 인문학적인 측면으로도, 피상적이고도 이론적인, 그러한 학문이 또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심리학이 더욱 어려운 학문이며, 많은 분야와도 연결고리가 있고, 따로 떼놓고 설명이 불가능한 분야라고 여겨지는 것 같다. 


심꾸미 활동을 하게 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많은 '심리학' 지식을 접하고, 관련된 수많은 개념과 이론들을 공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것이 때로는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고, 병행하는 학업이나 스스로의 생활과 겹쳐 단순한 '과제'로만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었는가. 

결론적으로, 정말 단순하게 결과론적으로 말해 보자면, 현재의 나는 좀 더 많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없던 인류애가 갑자기 생겨났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세상을 좀 더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이타성이 움텄다. 무언가, 공허했던 마음 한구석이 충만해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만족스럽고, 전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다. 


좀 더 주변을 돌아볼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은, 나의 생활에 있어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이끌어 주었다.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겸손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런 어쩌면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것들을 갖추었을 뿐인데도 내 주변 환경이, 내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 보였다. 내가 달라졌기에 그들 또한 그에 맞춰 달라졌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저 나의 시선이 이제서야 올곧게 무언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내가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이제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개인이 잘났다고 한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결국 개인 하나의 힘만으로는 어떻게 해서도 온전히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독립적이고,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은 공동체 속에서 사회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인간'인 이상, 이 불변의 법칙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서야 비로소,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스스로의 허물과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알며, 주변인들의 '소중함'을 배웠다. 1년간 내가 인문학, 심리학 - 특히 '관계 심리학'적인 면을 깊게 공부하고 여러 가지 지식을 습득하며 깨닫게 된 점이었다. 인간이라면 그 누구든, 결코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나의 주변 사람들. 나를 지지해 주고, 사랑해 주고, 위로해 주는, 내가 힘들 때나 기쁠 때,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나의 가까운, 소중한 이들. 이들의 존재란 얼마나 감사한 것이며, 그들이 있기에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내가 무언가를 특별히 잘 해내지 않아도, 그들에게 무언가를 건네지 않아도, 그들은 나를 사랑해 줄 것이며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들의 사랑을 나눠줄 것이다. 그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고서 무상으로 나에게 무한한 사랑과 위안을 베풀어 줄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나는 더없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고, 실제로 그들은 내가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나의 우방으로서 기꺼이 나설 것이니까. 그리고 다시 한번 더, 관점을 바꿔 생각해 본다면,



  '조건 없이 사랑해 주는 누군가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세상 무엇과도 싸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내가 배운 것 또한 이것이고, 이것이 나를 풍요롭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 '심리학으로부터의 사랑'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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