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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허정윤 ]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낯설게 느껴지는 진화심리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특성과 행동이 수백만 년 동안의 진화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고 설명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이 학문은 생물학, 인류학, 심리학의 융합 지점에서 출발하며, 인간의 본성과 행동 패턴을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진화심리학의 핵심 원리


  • 이 학문의 가장 중요한 가정 중 하나는 인간의 특정한 심리적 특성과 행동들이 과거 환경에서의 생존과 번식에 적응하기 위해 발달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공포, 분노, 사랑 같은 기본적인 감정은 조상들의 생존에 유리했던 적응적 특성으로 간주된다. 

예컨대, 뱀이나 어둠, 포식자에 대한 두려움은 위험을 피하게 하는 보호 메커니즘으로 작용했으며, 이는 생존율을 높였다. 

사랑은 짝짓기와 자녀 양육, 후손 보전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돕는 감정이었다.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 이론은 이러한 진화적 메커니즘의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나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행복감을 느끼지만, 곧 원래의 행복 수준으로 돌아간다. 이것만 성취해 내면, 이 물건만 사면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행복감은 일주일 이상을 가지 못하고 우리는 금세 익숙해진다.

이는 끊임없이 더 나은 자원을 찾고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된 인간의 동기를 설명한다.


위와 같이 진화심리학은 인간 행동의 보편적 패턴을 강조하지만, 모든 인간이 똑같은 행동 패턴을 구현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환경과 문화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표현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협력과 이타주의는 모든 문화에서 발견되지만, 그 구현 방식은 각 집단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존했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현대 사회와 진화적 불일치


요즘 진화심리학은 현대 사회와 인간의 심리적 메커니즘 사이의 불일치 문제에 주목한다. 과거에는 부족 사회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과 대면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생존을 보장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디지털 상호작용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과의 소통과 접촉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며, 그마저도 요즘은 다양한 플랫폼의 발전으로 챗 GPT, 갤럭시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 등 가상적인 존재와 소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비교와 무력감,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는 인간의 본래 욕구와 부조화를 이루게 된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인간의 '사회적 비교' 본능을 증폭시킨다. 이는 본래 자원을 더 잘 확보하거나 집단 내에서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진화적 메커니즘으로 과거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불안과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연 재해를 피하거나 음식을 구하는 것과 같은 생존 과제가 덜 중요해졌지만, 과도한 업무, 경쟁, 정보 과부하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진화심리학의 응용


진화심리학은 심리 치료, 교육,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공포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진화적 두려움 패턴을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인 접근법을 설계할 수 있다. 

또한, 마케팅에서는 생생한 색채나 자연 이미지와 같은 인간의 본능적 선호를 반영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화심리학의 미래


진화심리학은 인간 행동의 보편성을 설명하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지만, 현대의 복잡한 사회적, 문화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또한, 과학적 방법론에서 추정된 진화적 압력을 과도하게 강조하면 현재 행동의 다양성을 간과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심리학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현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설명 체계를 제공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진화심리학은 생물학적 본성과 현대적 환경의 상호작용을 탐구함으로써, 인간 행동의 근본적인 원리를 밝혀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진화심리학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학문이다. 

이 학문이 주는 통찰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접근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Griffiths, P. E. (2001). Evolutionary psychology: History and current status

2) Cosmides, L., & Tooby, J. (2013). Evolutionary psychology: New perspectives on cognition and motivation.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4(1), 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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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2-18 21: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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