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민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백진민 ]
성격은 일정 부분 유전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승부욕도 유전될까?
이는 실제로 네이버 지식인에 게시되어 있는 내용이다. 언뜻 보면 웃음이 난다.
당연히 아니지!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질문자가 왜 이에 대해 궁금해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승부욕, 곧 강한 목표 의식으로 무언가를 강하게 성취하려거나, 누군가를 반드시 이기려는 의지가 한 사람의 성향이라면, 성격이 유전된다고 할 때 승부욕은 왜 유전된다고 말할 수 없는가?
성격은 유전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성격에 대한 정의일 것이다.
성격이란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사람의 반응 패턴을 말한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외부 사회와 내부적 감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타협한다.
그 결과, 사람마다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언제 어디에서건 일차적으로는 그 반응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성격은 서서히 형성되며 유아기 이후로는 잘 변하지 않는다.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써 크게 본성과 양육을 든다. 이 둘은 행동 심리학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인간의 성격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5가지 성격 유형을 나누면서, 성격에는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인 타고난 차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정신 병리학자 크레치머는 사람의 생김새와 골격형으로 성격 유형을 나누었다. 이들은 성격이 환경보다 본성적인 면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반면, 성장하면서 만나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수많은 교육학자나 정신 분석가들이 그렇다. 프로이트는 태어나서 네다섯 살 영유아기 때까지의 기억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경험론자 로크는 누구나 흰 백지에서 태어나며 그 위에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더 급진적인 입장을 전개한다. 그 외에도 에릭슨의 발달 이론 역시 인간의 배경을 중요시한다.
결론적으로, 현대 심리학자들은 성격이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고 간주한다. 유전자가 잠재적 소질이라면, 그것이 활성화되도록 불을 붙여주는 것은 환경이다.
모든 인간 발달에 유전의 효과와 더불어 환경의 효과가 존재한다면, 이 둘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행동 유전학은 행동과 발달의 차이를 유전과 환경 요인의 결합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고전적으로 행동 유전학 연구는 쌍둥이나 입양아 연구를 통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과 환경의 영향력을 추정한다.
성격이 일정 부분 유전된다면, 승부욕도 유전되나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 가보자. 승부욕도 유전되는가?
승부욕은 다른 말로 자존심이라고도 한다. 자존심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후천적인 성향이다.
지금껏 살펴본 바에 의하면, 승부욕을 포함한 한 인간의 성격은, 부분적으로만 유전의 영향을 받으며, 다른 환경적 요인의 영향도 분명 받는다. 유전자는 분명 인간에게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이지만, 이 둘의 영역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을뿐더러 어느 한 가지가 인간의 모든 부분을 규정하지 않음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유전과 환경의 영향력을 명확하게 구분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기사
출처 :
(1) 고요한. 2021. 심리학 용어사전. 일문사용어사전
(2) 노안영. 김영신. 2018. 인간 이해 및 성장을 위한 성격심리학. 학지사
(3) [한국교육신문]. 2004. 지능과 성격은 얼마나 유전될까. https://www.hangyo.com/news/article.html?no=73379
(4) [동아사이언스]. 성격도 유전이다?!. https://www.hangyo.com/news/article.html?no=73379
(5) Mischel, W. 2002. 성격심리학 (손정락 옮김). 서울: 시그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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