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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장동우 ]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가 오늘날 가장 안정된 정치체제로 인정받는 것은 아무래도 선거의 영향이 크다. 선거를 통해서 국민은 자신들의 의사를 드러내고 의견을 표출한다. 최고 권력자는 임기 동안 국민들의 요구를 잘 반영해서 좋은 정책들을 내지 못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당까지 선거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정기적이고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비결이 된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라는 것이 선거를 통해서 어느 정도 실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어떤 심리로 투표를 하는 것일까? 모든 사람들이 민주주의가 잘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3월 9일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도 우리는 가지각색의 이유로 투표장에 갔다. 당장 필자의 주변만 봐도, ‘현 정권이 못했기 때문에 간다.’, ‘보수정당이 정권을 잡는 걸 막기 위해서 간다’, ‘정치는 잘 모르지만 그냥 투표는 꼭 해야 되는거니까 간다’ 등등 아주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다. 심지어는 자기는 잘 모르겠으니 필자가 정해주는 사람을 뽑겠다는 친구도 있었다. 

 

합리적 선택이론 

인간은 손익계산을 따져 이익이 큰 선택을 한다는 ‘합리적 선택이론’에 따르면, 투표에 쓰는 시간, 에너지 등의 비용이, 투표의 효용과 나의 투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확률을 합친 것보다 크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투표의 역설’이 생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우리의 1표로 인해 선거 결과가 바뀔 확률도 크지 않고, 나의 투표로 인해 당장 나에게 와닿는 무언가가 크게 바뀌어 효용을 얻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가 넘는 국민들이 투표를 한다. ‘합리적 선택 이론’을 뛰어넘는 무언가는 무엇일까? 또한, 우리는 무슨 기준으로 투표를 할까?

 

[정치학적 관점]


‘시민적 의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시민으로 살면서 우리는 교육, 복지 등의 혜택을 누리고 국방,세금의 의무를 진다. 투표 또한, 일부 사람들에게는 국민으로서의 ‘의무’로 인식된다. 국가는 국가의 역할을 다하고, 시민은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된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투표를 한다는 이론이다.


‘정치 효능감’

일부 시민들은 자신이 정치를 잘 이해하고 있고, 또한 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정치효능감은 다시 투표 등의 정치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내적 효능감’과 제도적 만족감, 나라의 정치가 잘 돌아간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과 같은 ‘외적 효능감’을 말한다. 한번 정치 효능감을 느낀 사람들은 이러한 만족감으로 이해 지속적으로 투표를 하게 된다.

 

[사회심리학적 관점]


‘정당 일체감’

스스로 자신이 속한 집단에 특성을 자신에게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인식하는 ‘정치사회화 과정’을 거친 사람들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지지하게 된다. 이러한 정당에 대한 지지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 정당에 대한 귀속감, 소속감으로 발전하게 되고, 결국 ‘정당일체감’이 생겨난다.


‘정당 일체감’이란, 특정 야구구단의 야구팬 같은 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흔하지 않지만, 50대 이후 세대에게는 이러한 ‘정당일체감’이 크게 작용한다. 정당일체감이 공고화되면, 후보들의 정책과 평가보다도 강한 영향을 준다. 몇 번의 선거 동안 무조건 1번, 2번만 찍는 사람들, 고민할거 없이 마음에 안들어도 특정 정당을 찍어줘야 한다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경제학적 관점]


‘경제투표’

경제투표란, 국가전체나 개인의 경제상태를 바탕으로 하여 투표를 하는 경향을 말한다. 경제 실적이 좋으면 집권정당에 투표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심판의 의미로 다른 정당에 투표를 하는 행태를 보인다. 또한, 평가의 시점에 따라 과거를 가지고 투표하는 ‘회고적 투표’가 될 수도 있고, 앞으로의 공약과 약속, 미래를 가지고 투표하는 ‘전망적 투표’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지금까지 투표를 왜, 어떻게 하는지 여러 이론들을 알아보았다. 대통령 선거라는 가장 중요한 선거는 끝났지만,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 글을 읽는다면 자신은 왜, 어떤 기준으로 투표를 하는지, 표를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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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강원택, 2003, 한국의 선거 정치: 이념, 지역, 세대와 미디어, 서울: 푸른길. 

이재철. 2018. “제 10대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참여:당일투표와 사전투표의 결정요인 비교분석.” 정치정보연구 21(1):187-214.

l Campbell, Angus, Philip E Converse, Warren E Miller and Donald E Stokes. 1960. The American Voter. New York: John Wiley.

Downs, Anthony. 1957. An Economic Theory of Democracy. New York: Harper and 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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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3-31 15: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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