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은
[The Psychology Times=전예은 ]
최근 본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라는 영화는 이미 반려묘를 키우고 있는 내게도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에서는 마약 중독자이지만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 주인공은 버스킹을 하며 번 돈으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인생을 살아간다. 어느 날, 이 주인공의 집에 고양이가 들어온다. 고양이는 배가 고팠는지 주인공의 집에 있는 음식을 훔쳐먹는다. 이를 발견한 주인공은 하루만 고양이에게 이 집에 있을 것을 허락해주고, 그 다음날에 내보낸다.
그런데 어쩐지 이 고양이가 이상하다. 길가에서 마주쳐도 계속 주인공만 쫓아다니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열심히 주인을 찾으러 다니지만 끝내 고양이의 주인을 찾지 못한다. 결국 주인공은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 고양이는 줄곧 주인공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간다. 매일 어깨 위에 착 붙어 주인공의 삶을 함께 그려나간다. 그렇게 주인공에게도 '책임감'과 '유대감'이 처음으로 생겨나며, 이는 결국 마약치료의 고통을 이겨내고 마약과 완전히 작별하는 제 2의 인생을 살아가게 한다.
우리는 때로는 사람도 하지 못하는 일을 동물이 해내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사람도 주지 못하는 감정이나 삶의 변화를 동물이 일으킬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동물은 우리를 치유하는 역할로 주목받는다. 이를 조금 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동물매개치료 (Animal Therapy)라고 한다. 동물매개치료는 인간에게 어떠한 효과를 어떻게 일으킬까?
첫째, 동물은 우리의 기분을 전환시켜주고 휴식을 제공하며 완벽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연구에 따르면 동물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기를 수 있는, 인간과 더 가까운 관계에 있는 동물)은 인간이 불안을 가라앉히는데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인간과 가장 많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동물인 개에 대한 동물매개치료 연구가 특히나 많은데, 개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 몸에서 도파민과 다른 신경 화학 물질을 생산한다고 밝혀졌다. 도파민은 우울증 치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파민은 '동기 부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무기력한 우울증 환자들에게 동기 부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말했듯, 도파민 외에도 다른 신경 화학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것들은 주로 항우울과 관련된 물질들이며 기분 완화 및 진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동물매개치료는 인간의 정서 조절 능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한다. 특히나 큰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정서 조절을 어려워하는 상태다. 그러나 동물이 제공하는 연대감, 더 나아가 깊은 우정은 정서적인 측면에서 쇠약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상태와 싸울 힘을 주고, 행복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랑하는 반려동물이나 도우미동물은 사람의 일상 속 불안과 정서적 각성을 조절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특히 동물매개치료에 투입되는 도우미동물은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도록 훈련받고 그들의 감정에 제일 우선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도록 훈련받는다. 따라서 도우미동물은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리는데에도 능하다. 한편, 동물은 인간에게 정신적 건강 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도 제공한다고 한다. [성격 및 사회 심리학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주인의 면역 체계, 내분비, 심혈관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압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사람 없이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지만, 사람에게 원하는 것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때로는 사람한테 받는 상처가 그들에게 받는 사랑보다 클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동물은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주며, 온전히 지지적이며, 연대감을 제공해준다. 또한 동물과의 정서적 교감은 늘 우리에게 우리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켜준다. 필자가 경험자이다. 필자는 가장 힘든 시기에 반려묘를 입양해서 지금까지 기르고 있다. 때로는 감당해야 하는 일들도 많지만, 나의 고양이가 나에게 주는 일상에서의 행복과 감사는 그 어떤 것보다 크다. 동물은 우리 생각보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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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옥진. "학술 5-동물매개치료의 개요." 대한수의사회지 48.7 (2012): 436-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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