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연
[The Psychology Times=유의연 ]
sns가 등장하면서 누구나 인터넷 세상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사진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일상이나 사소한 생각을 기록하는 일기조차 누군가 읽는다는 것을 전제로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가 보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자연스레 읽는 사람의 반응을 생각하며 쓰게 되고 ‘보이는 나’를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또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명품으로 치장한 자신의 모습을 올려서 ‘좋아요’를 많이 받으며 자신의 인정욕구를 채우기도 합니다. 진짜 자신이 아닌 꾸며진 자신의 모습으로 욕구를 채우는 것입니다.
쉽게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는 SNS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인정욕구라 부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는 것이 이 인정욕구입니다. 노력이나 성장의 촉진제가 되기도 하는 좋은 욕구입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등 sns의 발달로 그럴듯하게 꾸며내느라 바쁜 사람들만 늘어났습니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이든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는 간단히 사진만 올리면 되고 또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즉, 인정욕구를 쉽고 빠르게 채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인터넷 공간에서 보장되는 익명성의 특성상 또 다른 나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어 인터넷 세상에서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공허함만 남기는 3초짜리 인정
어찌 됐든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으니 좋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자신이 아닌 만들어낸 나의 모습으로 sns에서 받은 인정욕구는 진정한 인정이 아니기에 3초 짜리 욕구 충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방법에 상관없이 잠시든 거짓이든 sns를 통해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는 유혹에 노출되어 있어 꾸준한 노력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으며, 바람직한 인정욕구 충족에서 점점 멀어져간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sns를 통해 자신에게 어느정도 영향력이 있다는 ‘자기 효력감’을 얻는 건 쉬워졌지만, 그만큼 자신의 의견에 대한 타인의 반응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좋아요’가 많으면 자신의 의견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느낌에 인정욕구가 채워져 기분이 들뜨지만, 반대로 좋아요가 적으면 인정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기분이 우울해집니다. 최근 심리학 연구에서도 소셜네크워크에 사진을 올려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와 우울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즉, sns로 인정욕구를 채우려 하면 오히려 기분이 불안정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는 겁니다.
만들어낸 나의 모습은 유지하기 어렵다.
sns에서 좋아요 등 타인의 반응으로 인정욕구를 채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좋아요 수를 유지하는 일은 또 다른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쁜 옷을 입고 고급 호텔에서 찍은 사진, 비싼 자동차 앞에서 찍은 사진에 좋아요를 많이 받았다고 합시다. 진짜로 일상이 예쁜 옷과 값비싼 것들로만 채워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즉, 대다수가 꾸며낸 모습이라는 소리입니다. 그 비용을 그리고 만들어낸 나만이 받는 사랑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공허함을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겁니다. 또, 셀카를 올리면 마냥 좋은 반응만을 얻지는 않습니다. 외모가 특출난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질투 섞인 비아냥을 듣기도 하고, 남들과 외모가 비슷하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무시당하거나 웃음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셀카에는 강렬한 자기애와 칭찬을 갈구하는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인정욕구의 포로가 되고, 인정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더욱더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시대입니다. 취미로 혹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나만 보기 아까운 광경이라 자연스레 공유하는 건 매우 당연하고 건강한 활동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올리기 위해 만들어낸 거짓된 나와 추억은 스스로를 텅비게 만들 뿐입니다. 적당하고 건강한 사용으로 ‘진짜 내’가 행복한 날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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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모토 히로아키. (2023). 인정욕구. FIKA
SNS선 “모두가 럭셔리 라이프”…‘낙오될라’ 조바심이 빚은 비뚤어진 욕망 [심층기획-명품에 빠진 대한민국] | 세계일보 (segye.com). https://m.segye.com/view/2023030751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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