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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한소현 ]


해당 사진은 본문에 등장하는 강아지가 아닙니다.  

최근 한 유명 유튜버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복제했다는 내용의 콘텐츠를 제작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해당 영상에 첨부된 글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되어 더욱더 많은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제 콘텐츠가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려견 복제? 있을 수 없어


해당 유튜버의 반려견 복제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대해 반대 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근거로 반려견 복제를 반대했다. 첫 번째, 반려견을 복제하기 위해서는 다른 모견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복제된 반려견의 수명은 자연 수정으로 태어난 반려견보다 수명이 짧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짧은 삶을 살다 갈 복제견을 위해 애먼 모견을 희생시키는 것은 불필요하며 비윤리적이다. 두 번째, 그렇게 수정된 복제견은 여러 마리가 될 수 있는데, 의뢰한 두수(頭數) 이상의 복제견이 탄생할 경우, 나머지 복제견들의 행방을 보장할 수 없다. 세 번째, 생명을 상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만연해질 것이다. 해당 유튜버가 반려견을 복제한 업체의 문의 창을 보면 ’의뢰받은 복제견이 문제가 있을 시, 고객의 의사에 따라 회수 여부를 결정하고 재복제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반려견을 또 다른 생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백화점에서 A/S를 진행할 수 있는 상품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 마지막으로 ‘구매’한 복제견은 결코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대체할 수 없다. 



내가 반려견 복제를 한 이유는 다음과 같아


이에 대해 해당 유튜버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반박 영상을 업로드 하였다. 과거 과학기술이 미흡했을 때는 여러 모견의 희생과 사고가 다수 발생했지만, 지금은 대리모견 한 마리와 난자를 채취할 수 있는 개 한 마리만 있다면 누구의 희생도 낳지 않고 반려견을 복제할 수 있다. 한 복제견이 자연 수정 탄생견보다 더 긴 삶을 살다 간 케이스도 적지 않다. 또한, 자신은 반려견을 사고로 떠나보낸 뒤 충격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이를 위로 받을 방법이 ‘반려견 복제’ 하나뿐이었고 결과적으로 펫로스 증후군 극복에 도움이 되었다. 



해당 이슈로 인해 주목하게 된 펫로스 증후군


다음은 위 이슈에 대한 내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성(性)과 생명에 ‘상품화‘라는 요소가 개입되면 그 본연의 가치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 두 가지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라는 개념이 가미가 되어버리면 앞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나는 그 근거로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을 언급하고 싶다. 콜버그는 도덕적 사고의 세 단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1단계는 표면적인 결과(벌, 복종)와 자신의 욕구 충족을 기준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린다. 조금 더 위의 단계인 2단계는 원만한 대인관계와 사회질서를 기준으로 도덕 비도덕을 판단한다. 가장 성숙해 완전히 내면화된 도덕성으로 가치 판단을 내리는 3단계는 생명과 자유가 침해되지 않는 한 법과 같은 사회적 계약은 수정될 수 있으며 양심과 존엄성이 가장 큰 도덕적 판단의 잣대이다. 반려견 복제 행위는 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라 도덕적 성숙 단계의 3단계에는 절대 속할 수 없는 행위이다. 오히려 1단계에 속하는 판단 단계라고 생각한다. 해당 유튜버는 자신의 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자 자신은 절대 복제견과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동일시하지 않는다고 첨언하였는데, 그렇게 어떠한 방법으로도 살아 돌아올 수 없는 반려견을 문제가 생겼을 때 ’반품 혹은 재생산' 해주는 ’업체‘에 돈을 주고 구매하는 행위는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볼 수 없다. 


해당 유튜버의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는 ’방법과 과정‘은 잘못되었으나, 이번 반려견 복제 이슈를 통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반려견은 어느새 사람과 동등한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반려견의 사망으로 정신적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에게는 ’왜 개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 그렇게 유난이냐‘는 시선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자신의 슬픔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혹여 해당 증후군으로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알려지면 마주하게 될 부정적인 인식이 두려워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우리보다 한발 앞서있는 독일, 미국 등 국가는 펫로스 증후군에 대해 집단 상담, 역할극 상담, 독서 치료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한 많은 전문가는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해 동반되는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여러 정신적 질환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한다. 


이번 이슈의 주인공인 유튜버는 반려견이 가족이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 아직까지 많은 대한민국에서 펫로스 증후군을 호소하면 받게 되는 시선이 감당 불가능한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우울감과 좌절감에서 벗어나고자 성급하게 결정한 반려견 복제. 이는 ’생명의 존엄성‘과 ’펫로스 증후군‘이라는 평소 깊이 생각할 기회가 없었던 무거운 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었다. 이를 계기로 이 두 주제에 관해 자신만의 의견을 짧게나마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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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1-15 00: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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