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영
[The Psychology Times=노신영 ]
Pixabay참는 게 어려운 사람이 있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밤에 식욕을 참지 못해 야식을 먹거나 아침 수업이 있는데도 밤새 넷플릭스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절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 눈앞의 욕구를 참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철학가들은 ‘절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삶에 절제가 왜 중요하고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소크라테스도 추구한 가치, ‘절제’
Pixabay‘무언가를 절제한다’는 것은 정도에 넘지 않도록 알맞게 조절하고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절제의 가치를 주장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철학자들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그리스어로 ‘소프로시네(Sophrosyne)’라 불리는 절제를 시민이라면 누가 갖춰야 할 품성으로 여겼다. 그들은 정치적 및 사회적 활동에서 절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가 모든 일에서 절제를 실천해야 용기나 관대 같은 다른 덕도 습득할 수 있다.
다른 덕을 익히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덕이 절제란 것이다. 가장 유명한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욕망을 구멍이 난 항아리에 비유했다. 플라톤의 대화편 『고르기아스』 에서 그는 “무지한 자들의 영혼에서 욕망이 자리한 자리는 무절제하고 방탕해서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구멍이 숭숭 난 항아리라 불렀다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의 욕망은 끝이 없다. 구멍이 난 항아리, 계속해서 굴러가는 쳇바퀴와 같은 욕망을 멈추기 위해선 절제를 활용해야 한다.
‘행위 중독’에 빠진 사람들
Pixabay오늘날 우리는 무엇에 중독돼 있을까? 바로 ‘행위 중독’이다. 행위 중독이란 쇼핑, 인터넷, 컴퓨터 게임과 같은 특정 행위를 자제하지 못하는 중독 상태를 말한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마케팅 및 심리학과 교수인 애덤 알터는 “1960년대에는 중독될 만한 대상이 몇 가지뿐이었다. 담배, 알코올 그리고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마약이 전부였다. 2010년대에는 중독 대상이 도처에 널려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현대인의 마음을 끊임없이 흐트러뜨린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 노트북을 통해 정보에 접근 가능해졌다. 그 결과 우리가 관심갖는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영상을 시청하고, SNS에 몇 시간씩 투자한다. 이러한 행위 중독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게 해 우리에게 강렬한 쾌감을 준다. 이러한 도파민은 일시적으로는 심리적인 위안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악을 끼친다.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고 새롭고 강렬한 자극에 계속해서 노출된다면 우리는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
이렇게 살아봅시다!
Pixabay우리는 절제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여러 방법들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다. 이 원칙은 심리적 관점에서 자기 통제력을 구체적으로 발휘하는 방법과 연결된다. 우리는 뭐든 많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운 쾌락이나 더 나은 선택지를 찾는 것보단 불필요한 선택지를 과감히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기뻐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우리의 욕망은 끝이 없다. 정말 갖고 싶어 애쓰던 물건을 얻고 난 후를 생각해 보자. 처음에는 그 물건을 얻었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얼마 후 우리는 그것에 익숙해지고 더 이상 매력이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물건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무조건 최고만을 좇으며 살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오로지 최고만을 바라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를 절망과 낙담에 빠뜨리기 쉽다. ‘최고’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지금 이 순간 최고의 것이라고 느껴지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구식이 돼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에만 만족한다면 우리는 그 무엇에도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내게 주어진 것들에 그럭저럭 만족하는 태도가 욕망의 굴레에서 우리를 구출해 줄 것이다.
세 번째는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함에 깃든 아름다움을 인지해야 한다. 예술이든 과학이든 복잡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러한 생각을 우리 삶에 적용하자. 최신 유행, 가장 화려한 것이 꼭 아름다울까? 이러한 것들에 집착하기보다는 유행에 살짝 뒤처진 생활을 즐기는 것이 우리에게 단순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유행에 뒤처진다는 것을 기꺼이 즐기는 태도를 가져보자.
오래전부터 철학자들은 ‘절제’를 강조했다. 새로운 유행, 정보들이 넘쳐나는 오늘날 우리는 절제의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복잡하고 화려한 것만을 좋아하기보다 단순한 것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현재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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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벤 브링크만. (2020). 절제의 기술. 다산초당.
애덤 알터. (2019).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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