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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연수 ]



이 대사는 사람이 사람에게 한 것이 아니라,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톰 행크스가 배구공에 한 말이다. 주인공 톰 행크스는 고립된 무인도에서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배구공에 윌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말동무로 삼는다. 윌슨이라는 자아를 부여해 주긴 했지만, 그래봤자 윌슨은 그저 말하지 못하는 배구공에 불과하다. 하지만, 말을 들어줄 존재가 있다는 것 그 자체로 톰 행크스에게 윌슨은 큰 존재가 되었다. 윌슨이 없었다면, 톰 행크스는 아마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폐해졌을 것이다. 보는 관객들도 톰 행크스에게 이입해 윌슨이 떠내려가는 장면을 가장 슬픈 장면으로 꼽았다고 한다.

 

그만큼 소통은 인간에게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은 타인과 유대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곰처럼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비사회적 동물이었다면, 톰 행크스는 무인도에서 윌슨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정신과 의사 이와세 도시오는 사람이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혼잣말을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가 혼자 있을 때 혼잣말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조금 더 일상적인 예시로는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을 떠올리면 된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자취하는 연예인들의 카메라 밖 일상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연예인의 삶을 보여준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동시에 그런 연예인의 삶도 특별한 것 없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기도 한다. 그런 공감 중 하나가 바로 ‘혼잣말’이다. 물론 방송이라는 특성상 일정 수준의 분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출연진들은 행동할 때 혼잣말을 자주 할 수밖에 없긴 하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가 이 혼잣말에 공감하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누군가 나의 삶을 관찰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 역시 혼잣말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혼잣말은 좋은 걸까? 혼잣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때로는 어떤 말을 내뱉는지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내일은 9시에 일어나야지’라든가 ‘오늘은 꼭 운동하자’라는 등의 계획적이고 희망찬 내용은 오히려 의지를 북돋아 주기도 하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의 일을 자책하거나 후회스러운 생각에 대해 뱉는 자책하는 ‘위험한 혼잣말’은 스스로를 병들게 만들 수 있다. 심신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게 만들고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조현병, 발달장애, 자폐증,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위험한 혼잣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정신과에서는 혼잣말을 통해서 질환을 진단하기도 한다. 

 

따라서, 혼잣말을 자주 하는 편이라면, 내가 하는 혼잣말이 어떤 혼잣말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일반적인 혼잣말의 경우 앞서 언급했다시피 좋은 영향을 가져다주지만, 위험한 혼잣말의 경우 마음의 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하게 많이 혼잣말하는 편이라면 나의 마음속에 힘든 감정들이 많지는 않은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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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강윤화 기자, “누군가와 대화하듯 ‘중얼중얼’ 혹시 질환일까?”, 일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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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22 01: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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