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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해연 ]




MZ세대. 이제는 우리에게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요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MZ세대’라는 말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MZ세대 이전에도 베이비부머세대, X세대, M세대, Z세대 등 각 세대에 명칭을 부여했고 분류해왔다. 이렇듯 세대에 명칭이 부여되면 특정 세대의 특징과 특성 같은 새로운 정보도 속속 등장하기 마련이다. 또 이러한 것들이 사회 조직원들 간의 새로운 담화를 생성해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무슨 이유로 세대를 분류하고 정의하며,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기를 즐기는 것일까. 




인간은 소속감을 중요시하는 존재이며 어딘가에 속해 다양한 관계를 경험하기를 원하는 존재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다섯 가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 1단계 욕구인 생리 욕구로 시작해 안전 욕구, 소속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가 바로 그것들이다. 인간이 여타의 동물과 차별화되는 욕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회적 욕구인 ‘소속 욕구’이다. 인간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해 타인과 연결되지 못할 경우,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통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스트레스에 취약해 지면서 불안과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인식하는 ‘취준생’만 떠올려봐도 그렇다. 한 기사에 따르면, 소속감 결여는 사회적 감정의 결여와 같아서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또 그렇게 하려면 집단에 소속되고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인간은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을 ‘Fear of Missing Out(FoMO), 포모’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처음 포모는 마케팅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한정 수량’, ‘매진 임박’과 같은 말들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제품의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줄여 소비자의 관심과 욕구를 자극해 구매를 유도하는 개념이 바로 마케팅 개념의 포모이다. 이는 곧 소속된 집단의 흐름에서 벗어나기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성인 ‘소외 불안’을 구매 행동으로 유인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포모 증후군은 현재는 기존의 마케팅 개념을 넘어, 정신건강 측면에서 사회병리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심리학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세대를 분류하고 정의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 또한 이러한 소외 불안, 포모 증후군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럴듯한 집단을 만들어 소속감을 부여하고 부여받으면 ‘우리’ 안에 속해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소속된 집단 안에서 본인은 소속된 개인들과 별다를 게 없다는 위안을 얻을 수도 있게 된다. 그런 안정감과 위안을 누리기 위해, 우리 사회는 계속해서 각 세대에 새로운 명칭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편 어쩌면 세대에 이름을 부여하고 분류하는 일이란, 그리고 부여한 새로운 이름의 세대에 대해 파악하는 일이란 생존을 위한 일과도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인간은 낯선 존재에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낀다. 가령 귀신과 유령 따위는 인간과는 다른,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층위의 존재이다. 그러니 인간은 귀신과 유령에 대해 파악하기 시작했고 끝내는 그들이 등장하는 드라마 혹은 영화 같은 것을 통해 공포를 즐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대강은 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면 귀신과 유령이 등장하는지 말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귀신과 유령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노라 확신할 수 있을까. 정말 그럴까. 두려움과 불안함, 공포감은 안전과 생존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인간은 안전하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낯선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라고 생각해 버린다. 타인을 대상화하며 재단하는 동시에 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대상화’란 사전적 정의로는 “어떠한 존재를 일정한 의미가 있는 인식의 대상이 되게 하는 것”을 일컫는다. 한 기사에 따라 그 말이 사용된 예들을 살펴보면, “인격적인 존재에서 인격적인 부분을 박탈하여 물건처럼 다루며, 대상화하는 대상을 자신과 달리 자율성과 자기 결정권이 없는 존재로 대하는 것”을 말한다. ‘MZ세대’, 그리고 ‘MZ세대의 특성’과 같은 것은 어쩌면 세대 속, 한 개인을 납작하게 가공해 물건처럼 만드는 데 기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래퍼이자 방송인인 이영지는 한 방송에서 “MZ세대들은 막상 자신들이 MZ세대인 것을 모른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MZ세대는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이라는 발언을 더 하기도 했다. 즉 우리 사회는 낯섦으로부터 기인하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알고 있다’라는 안도감과 일종의 착각을 얻은 채로, 여전하고 안전한 생존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무언가에 대해 알아 가는 것은 분명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알고 있노라 착각하는 것은, 그리하여 더욱 알아 가고자 노력하지 않는 것은 그 반대의 편에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우리는 복잡한 서로를 이해해보며 헤아려 보고 보듬어 가기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단지 하나의 명칭 아래 서로의 존재가 쉽게 설명되지 않을 수 있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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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기사를 누가 읽음ㅋㅋㅋㅋ 안녕하세요 ‘누’입니다.

너도나도 쓰기 시작한 이것!?





참고자료

1. 고대신문[Website],(2022),『FoMO, 소외에 대한 두려움』 

   https://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40258 

2. YTN사이언스[Website],(2023),『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포모(FOMO) 증후군』

   https://m.science.ytn.co.kr/program/view_today.php?s_mcd=0082&key=202304251745219133

3. 경향신문[Website],(2020),『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010220300005#c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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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11 14: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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